박병호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속죄포 만큼 인상 깊었던 혼신의 질주
윤승재 2023. 11. 11. 07:44
박병호가 드디어 웃었다. 10타수 무안타, 그간의 부진과 미안함을 모두 씻어낸 ‘속죄포’를 쏘아 올린 박병호는 그제서야 더그아웃에서 환한 미소로 동료들과 함께 환호했다. 팀은 비록 재역전패를 당했지만, 박병호의 자신감 회복과 타격감 부활은 고무적이었다.
하지만 홈런 이전에 반전의 분위기는 이미 형성돼있었다. 행운의 안타와 혼신의 질주,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에 팀의 역전까지, 5회 한 이닝에 나온 긍정적인 결과들 덕분에 박병호는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이 인상적이었다. 빗맞은 안타로 출루한 박병호는 장성우의 땅볼이 유격수 오지환 글러브 밑을 지나 외야로 흐르자 2루를 지나 3루까지 뛰었다. 타이밍은 확실히 늦었다. 그러나 박병호는 어떻게든 추가 진루를 위해 혼신의 전력질주를 했고, 보기 드문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까지 하면서 3루에 도달했다. 간절함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그동안 박병호는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무대만 서면 작아졌다. 2014년과 2019년 히어로즈(넥센·키움)에서 KS를 경험한 그는 자신의 세 번째 KS인 올해 1·2차전까지 12경기 타율 0.156(45타수 7안타) 1홈런 3타점에 머물렀다. 팀도 중심타선에서 박병호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어려운 승부를 계속해야 했다. 명예회복이 간절했던 상황에서 박병호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부활의 의지를 보이면서 동시에 팀 분위기도 살렸다.
KT는 박병호의 투혼을 시작으로 대반격에 나섰다. 박병호의 3루 진루에 허를 찔린 LG 외야진은 송구 실책으로 장성우의 2루 진루를 막지 못했고, 이후 KT는 대타 김민혁의 적시타로 1점 차 추격의 분위기를 형성했다. 분위기를 탄 KT는 앤서니 알포드의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만든 데 이어 조용호의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KT는 6회 바로 재역전을 내줬지만, 2점 차와 1점 차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LG 최강 불펜을 상대로 자신감을 찾았고, 무엇보다 박병호가 안타와 득점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 고무적이었다. 그리고 박병호는 8회 말 역전 2점 홈런으로 페이스를 완전히 되찾았다.
비록 팀은 졌지만, 이번 홈런포로 박병호는 타격감과 자신감을 되찾았다. 남은 시리즈를 기대하게 하는 부활의 날갯짓이었다.
수원=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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