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공매도 효과에 게임株 ‘웃음’…홀로 '안갯속' 카겜
게임株 섹터, 금융당국 ‘공매도 금지’ 수혜도
카카오게임즈, 실적 부진에 모멘텀도 부재…증권가 ‘목표주가 하향 조정’
올해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던 게임주가 반등하고 있다. 기대치를 상회한 실적을 선보임과 동시에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수혜까지 호재로 다가온 영향이다. 다만 카카오게임즈는 함께 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선 향후 성장 모멘텀이 부재하단 평가와 당분간 유의미한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게임 관련 종목들의 유의미한 주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초 14만6500원에서 전날 19만2900원으로 31.67% 급등했다. 같은 기간 위메이드 그룹주인 위메이드, 위메이드플레이, 위메이드맥스의 경우 각각 63%, 45%, 30% 상승했다.
이같은 게임주들의 상승세는 3분기 호실적을 시현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시장 예상치를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증권가에선 이들의 전망도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우선 크래프톤은 지난 7일 올해 연결기준 3분기 매출액 4053억원, 영업이익 189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3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매출 오름세와 함께 인건비·마케팅비의 효율적 집행 지속, 주식보상비용 환입(198억원)이 발생해 시장 예상치인 1455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에 대해 “기존작들의 라이브서비스가 잘 이루어지는 상황이고, 배틀그라운드모바일인도(BGMI)는 서비스 재개 이후 3분기 월간활성이용자(MAU)가 중단 직전 대비 19%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실적 발표에서 다크앤다커 모바일(2024년 1분기), 프로젝트 인조이(2024년 2분기), 프로젝트 블랙버짓(2024년 2분기)를 시작으로 차기 전략 신작들의 출시 시기가 구체화된 점은 고무적이다”며 “게임성이 완전히 정의되지 않은 장르의 유저를 장악 후 성공하면 멀티플 차원에서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지난 8일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3분기 매출액 2355억원, 영업이익은 45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18%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6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분기부터 인식된 1000억원 규모의 라이선스 매출이 흑자 전환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미르의 전설 2·3’의 중국 라이선스 계약과 ‘나이트 크로우’의 안정적인 성장에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위메이드는) 내년 1분기 나이트크로우 글로벌 출시로 시장 확장의 포문을 열 예정이다”며 “앞선 미르4 사례처럼 블록체인 버전으로 글로벌을 공략할 예정이고, 나이트크로우 글로벌 흥행 수준은 국내의 수 배 이상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연구원은 “내년 2분기 미르4 중국, 4분기 미르M 중국 버전을 출시할 계획을 밝힌 만큼, 여전한 미르4 글로벌 인기와 중국 내 선호도를 고려하면 미르4 중국의 일매출은 보수적으로 봐도 1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게임주들은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커버링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적 외에도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호재가 있단 얘기다. 공매도 금지 직전인 지난 3일 기준 크래프톤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850억원으로 나타났다. 게임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펄어비스(672억원)와 넷마블(605억원), 위메이드(513억원) 등 다른 게임주들도 적지 않은 비중을 보였다. 공매도 잔액이 높을수록 숏커버링 물량도 많이 나올 수 있다.
다만 카카오게임즈는 이같은 상황에서 소외됐다.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지난달 초부터 전날까지 5% 상승한 2만6000원으로 확인됐다. 앞선 게임주들의 주가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가뿐히 넘은 점을 고려하면 섹터 상황을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도 악화됐다. 카카오게임즈는 올 3분기 매출액 2657억원, 영업이익 226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48% 급감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주력 게임인 오딘의 매출 하락 지속으로 모바일 게임 외형성장이 전년 동기 대비 6.7% 줄어들었다. 또 퍼블리싱 비중이 늘면서 지급수수료가 전분기 대비 13.3% 늘었고, 경기 침체 영향으로 비게임사업이 적자를 보이면서 영업이익 훼손으로 이어졌다.
증권가에선 카카오게임즈의 상승 동력이 부재하다고 지적한다. 결국 상승여력이 제한적이란 평가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에버소울, 아키에이지 워, 아레스 등 대형 신작 출시에도 불구하고 퍼블리셔의 구조적 한계와 기존작 오딘의 매출 하향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1%, 53.2%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가더스오더는 오는 2024년 1분기로 론칭이 지연되면서 내년 연간 매출액·영업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나, 중장기 모멘텀 경험이 부족한 글로벌 PC·콘솔 시장 진출이 예정돼 컨센서스 하향 조정 진행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신작 모멘텀은 없다는 것이다.
목표주가도 연달아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유진투자증권은 카카오게임즈의 기존 게임 매출 하향 속도가 가팔라진 점과 기타부문 실적 부진 장기화를 감안해 목표주가를 기존 3만40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크게 내렸다. 아울러 투자의견도 중립을 유지했다. 메리츠증권과 SK증권도 카카오게임즈에 대해 중립 의견을 내놨다. 통상 증권가 보고서에서 중립 의견은 매도로 해석된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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