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어 野강기정 만난 인요한…여당 시선은 갈렸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연일 광폭 행보가 화제다. 여야 인사를 가리지 않고 만나면서 정치적 주목도를 크게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 위원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기정 광주시장을 만났다. 비공개 면담에서 강 시장은 “광주 5·18민주화운동 정신이 헌법에 들어가야 한다”고 하자, 인 위원장은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화답했다. 인 위원장이 취임 후 야권 인사를 따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8일엔 홍준표 대구시장도 만났다. 홍 시장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식물 정권이 된다”고 하자, 인 위원장은 “혁신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홍 시장이 도와달라”고 했다. 인 위원장은 7일에는 ‘이준석의 멘토’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당을 향한 고언을 들었다.
이처럼 여야와 계파를 가리지 않고 만남을 이어가는 그의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선 “국민은 비상대책위원장처럼 존재감이 크다고 느낄 것”(더불어민주당 재선)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0월 23일 임명된 뒤 11월 10일로 취임 19일째이지만, 3개의 혁신안을 만들어내는 등 속전속결로 결과물도 만들었다. 한 여권 인사는 “정치적 경험이 많지 않은 인 위원장을 최근 우연히 만나 우려를 전했더니 ‘저 그렇게 만만하지 않은 사람이다. 한번 두고 보시라’고 하더라”고 했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정당이 혁신위원회를 띄웠을 때 나오는 안은 공천과 특권 포기 등 매번 비슷한 내용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누가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 위원장이 명확한 메시지를 던지면서 진정성 있게 국민에게 전달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지난 4일 이준석 전 대표의 부산 강연에 찾아가 면박을 당한 일에 대해선 “고도의 전략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당시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에게 영어로 말하면서 ‘미스터 린튼(Mr.Linton)’이라고 지칭해 결례 논란을 샀다. 여권 관계자는 “인 위원장이 면박당하자 ‘이 전 대표의 태도가 문제’라는 여론이 커졌다”며 “충분히 다가갔다는 인상을 주면서 ‘손을 뻗어도 응대 않는 이 전 대표가 문제’라는 점이 부각됐다”고 했다.
다만 인 위원장에 대한 당내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인 위원장이 던진 친윤계와 영남권 중진의 ‘수도권 험지 출마’ 혹은 불출마 요구에 대해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영남권 중진 의원은 “징계취소 문제는 당사자의 반발만 샀고 ‘윤핵관’ 불출마에 대해서는 당사자의 외면을 받고 있지 않으냐”며 “제대로 된 성과는 못 이루고 ‘정치인 인요한’의 이미지만 커진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인 위원장이 내년 4·10 총선 출마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남은 한 달 가량 활동 기간에 인 위원장이 과욕을 부리면 오히려 사고를 칠 수 있다는 당내 여론도 강하다”고 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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