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금] ‘모두가 병든 사회’, 희망이 답이다
K팝, K드라마, K푸드, K컬처…. 변방 국가의 눈부신 변신이다.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와 동족상잔의 비극 등 다양한 지정학적 요인을 극복하고 가장 빠르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기적의 나라가 됐다. 하지만 정치적인 면에서만큼은 아직도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군부독재 시대가 종식되고 문민정부가 들어섰지만,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숙제는 여전히 대물림되고 있다.
지금 한국 사회는 3가지의 큰 위기에 놓여 있다. 첫 번째는 외적 위기다. 남북 분열은 한(韓)민족이라는 민족 정체성의 분열로 영구적 고착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발발 등으로 미뤄볼 때 한반도에 남은 전쟁의 불씨가 다시 피어오르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게 됐다. 두 번째는 내적 위기로, 한국 사회 내적으로 정치·경제·지역·세대 간 갈등이 심화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꼽을 수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 모두가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픔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위기가 아닐까 싶다.
‘아내와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절박한 목소리도 들리지만 팔짱만 끼고 바라볼 뿐이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내일의 희망은 없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을 연구하며 실행 전략을 수립하고,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하는 컨트롤타워나 싱크탱크를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남북 간 평화로운 문화적·경제적 교류를 위한 교두보로 서로 화합하고 동행하며, 사회와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평화의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박수를 보낸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얘기다. 원칙과 기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면 된다.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꿈과 희망을 품고 자랑스럽게 살고 싶어 하는 가슴 벅찬 대한민국이 되려면 치욕스러운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고난과 절망, 참기 힘든 일들을 극복해 내고, 이제는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가 됐다는 자긍심을 갖고 더욱더 정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 된다.
온전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선 선결과제를 풀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오피니언 리더들이 먼저 손을 맞잡고 3가지 빅텐트를 쳐야 한다. 첫째, 우리 사회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갈등과 분열, 사회적 위기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나갈 컨트롤타워를 세우는 일이다. 다음은 이 땅의 다음 세대가 대한민국의 미래와 행복을 결정한다는 생각으로 저들과 함께 고민하며, 다음 세대의 성장과 행복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도출해낼 수 있는 구심체를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은 대한민국 안에서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저들과 동행하며 끝까지 함께해 나갈 수 있는 로드맵을 만드는 일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 약자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사회 정의와 공정을 실현하고, 사회 전체의 삶의 질을 향상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발판을 깔면 된다. 나아가 전 세계가 처한 기후위기 및 환경 문제에 관한 관심을 높이고, 그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며, 이를 위해 국내외 기관 및 단체와 연대해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업하는 것도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위기라는 카드 뒷면엔 기회가 있다. 다음 세대가 자부심을 느끼고, 꿈과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로 변신해야 한다. 한국 사회를 ‘희망의 미래로’ 이끌어갈 선도적인 공동체가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연구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하나로 묶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희망(HOPE)은 기적을 낳는다. 서로 다름을 화합(Harmony)하고, 사회적 약자와 동행(Oneness)하고, 서로 힘(Power)을 모아, 사회의 번영과 개인의 행복(Eudaimonia)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계묘년도 벌써 끄트머리다. 우리 모두 ‘평화의 기도’를 부르며 희망의 2024년을 준비하자.
윤중식 종교기획위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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