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그리스도인의 눈으로 본 오해와 진실
이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터지면서 전 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동분쟁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번 같은 세계적 관심은 실로 오랜만인 것 같다. 더욱이 이번 전쟁이 있기 전 중동은 평화로움이 넘쳐나는 분위기였다. 항상 분쟁의 중심에 있었던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이 평화 조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경제 및 문화 그리고 정치 교류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 전쟁으로 중동 정세는 잠시 주춤해지고 있으며 이 지역에 대한 수많은 견해와 의견 그리고 비판이 새롭게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 땅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어리둥절할 만큼 국내외 미디어들이 쏟아내는 온갖 정보는 해일처럼 밀려들어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하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많은 사람이 왜곡된 정보와 사실로 인해 어느 쪽을 편들어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전쟁은 누구를 편들 수 없는 것이다. 이스라엘에 살면서 이스라엘 근현대사를 공부한 필자로서, 간단하지 않은 이번 사태를 그리스도인의 눈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이번 전쟁은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점령한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5000발의 미사일을 쏘아 올리면서 시작됐다. 하마스는 1400여명에 이르는 이스라엘 민간인들을 살해하고 240명이 넘는 시민들을 납치했다. 이스라엘과 세계는 이를 학살이라 부르면서 하마스를 규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을 개시하면서 세계 언론은 이스라엘을 향해 ‘무자비한 유대인들’이라 비판하고 전 세계적으로 반유대주의와 반이스라엘 시위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실로 이번 전쟁은 간단치 않다. 이번 전쟁은 중동 역사 속에서, 특히 근현대사 속에서 얽히고설킨 수많은 이해관계 속에서 계속된 거짓 선전들과 왜곡 그리고 부분적 사실만을 부각한 것들이 만들어 낸 결과로 볼 수 있다. 지난 75년 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가장 가까운 이웃임에도 불구하고 그 불편한 관계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서로를 향한 미움과 갈등만 키웠다.
이스라엘이 건국된 것은 1948년이다. 대부분 학자와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 시작은 이때부터라고 말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갈등은 이전부터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팔레스타인 민족이라고 알고 있는 이들은 원래 팔레스타인에 살고 있던 다양한 사람 중 하나인 아랍인들이다. 이 땅에는 팔레스타인 민족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았고 그들 중에는 유대인들과 베두인 그리고 아랍인들이 있었다. 그들 중 다수가 아랍인이었고 이들은 이후 등장하는 역사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 혹은 우리가 잘못 이야기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민족이다.
역사 속에서 현재 이스라엘 영토가 팔레스타인으로 불린 적이 있었지만, 예수님 당시에는 팔레스타인이라고 불린 적은 없었다. 오히려 팔레스타인이라는 것이 현재처럼 민족적 혹은 특정 국가의 명칭으로 사용된 것은 현대에 들어오면서다. 1948년 이스라엘이 과거 영국령 팔레스타인 영토에 세워지기 이전까지 팔레스타인은 지역적 명칭이었다. 국가적 개념의 팔레스타인은 역사 속에 존재해본 적이 없다.
많은 분이 현재의 팔레스타인을 성경에 나오는 블레셋 족속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당시 블레셋 사람들은 팔레스타인 영토, 즉 현재 이스라엘의 토착민이 아닌 BC 12세기경 지중해 크레타섬과 그 북쪽에서 이주해 지금의 가자지구 해안 지역에 살던 부족을 통칭한다. 성경에서 말하는 블레셋 족속은 하나의 민족이기보다는 여러 이민 부족들이 모여 정착한 이들이기에 특정 민족의 조상이라 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지금의 팔레스타인 해방, 민족해방 운동 등은 정치적으로 조성된 이야기들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이 난민이 된 것은 1차 중동전쟁(1947~1949)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지배적이다. 이스라엘이 모든 아랍인을 무력으로 쫓아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도 완전한 사실은 아니다. 당시 아랍인들은 나라 없이 제국의 지배에 살았던 이들이고 제국 간 영토 전쟁은 항상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 현대적 국가 관념은 없었기에 이스라엘과 아랍의 전쟁 이후 자연스럽게 원래 땅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국경이 그려지면서 이스라엘 땅과 이전 팔레스타인 지역에 살던 이들은 돌아갈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때 남아서 이스라엘과 연합했던 아랍인들은 자신들의 조상이 살던 땅을 떠나지 않고 이스라엘의 지배 아래서 지금도 이스라엘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팔레스타인 난민들은 이런 전쟁을 통해서 갈 곳을 잃은 이들이고 이들이 원래 살던 땅으로 돌려보내고자 하는 것이 팔레스타인 귀환운동이다. 그러나 이 운동에는 몇 가지 불편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팔레스타인 난민이 돌아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유대인들에 대한 처우이다. 이번 전쟁을 통해 하마스라는 무력단체가 드러낸 반이스라엘에 대한 감정은 단순히 영토 회복보다는 이스라엘 존재 자체에 대한 부정이다. 그들은 유대인 존재에 대한 말살을 노리고 있으며 이를 위해 팔레스타인 해방이라는 정치적 구호로 포장하고 있다.
브릿지투이스라엘 대표
◇김요셉 목사는 현재 브릿지투이스라엘 대표로 있다. 이스라엘 네게브의 벤구리온대학을 졸업했다. 벤구리온연구소에서 ‘이스라엘과 시오니즘’을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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