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세계로 초대한 에트로

김명민 2023. 11. 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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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의 또 다른 비전을 보여준 2024 S/S 컬렉션, 그리고 이들을 움직이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르코 드 빈센조와의 대화를 담았다.

반복되는 하루와 일상의 흐름 속에서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꿈꾸게 만드는 동력은 미지의 세계와 아직 오지 않은 순간을 향한 열망 아닐까.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고 어디에도 없는 곳, 정해진 규칙과 합리적인 사고조차 생경하게 느껴지는 상상 속 미지의 세계가 마르코 드 빈센조의 2024 S/S 에트로 컬렉션에 지대한 영감을 선사했다. ‘Etro Nowhere’라는 테마로 전개된 새 시즌 컬렉션에서 현실과 한계를 뛰어넘어 존재감을 확장하려는 디자이너의 포부가 느껴졌다. 단어 그대로 어디에도 없는 곳(Nowhere)이라 명명한 테마는 부정의 의미가 아닌, 바라던 모든 것이 될 수 있다는 희망과 긍정의 세계로 관객을 이끈다.

고글 선글라스와 눈을 가린 여신 형상의 유니크한 이어링이 돋보인다.

미지의 세계를 통해 꿈꾸는 자유에 대해 이야기한 마르코 드 빈센조의 런웨이에는 신비로운 섬 모티프의 일러스트레이션을 과감하게 새겨 넣거나 폴리네시아식으로 땋은 머리 패브릭 장식을 부츠의 앞코까지 늘어뜨리는 등 시선을 붙드는 참신한 룩으로 채워졌다. 유서 깊은 히스토리를 지닌 에트로의 전통적 코드를 유쾌하고 위트 넘치는 감각으로 재해석한 컬렉션은 웨어러블한 재킷과 니트, 관능적인 실루엣의 스커트 위에 과감한 해체 패턴과 컷아웃을 더해 다채로운 면면이 어우러진 모습. 이는 어떤 것도 자유롭게 조합하고 모든 것이 허용되는 ‘Nowhere’의 무한한 가능성을 구현한 결과물이다. 한편 에트로의 장기인 액세서리 라인도 새 시즌 컬렉션의 완성도를 높이는 조력자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아이코닉한 프린트와 생동감 넘치는 컬러가 돋보이는 백과 슈즈부터 볼드한 네크리스, 눈을 가린 여신 형상의 이어링은 많은 생각과 고민 대신 본능과 상상력에 집중하길 원하는 듯하다.

디자이너 마르코 드 빈센조.

사람들의 창의력을 자극하고 이끌 수 있는 미지의 장소를 기념하고 싶었어요.

마르코 드 빈센조는 〈엘르〉 인터뷰를 통해 상상하는 모든 것이 가능한 세상에서 또 다른 행보를 이어간다고 말했다.

대담한 컷아웃으로 모던한 룩을 완성한 2024 S/S 컬렉션.
대담한 컷아웃으로 모던한 룩을 완성한 2024 S/S 컬렉션.
에트로에 합류한 지 1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어땠나

A : 길고도 짧았던 1년이라는 시간은 나와 에트로가 친밀감을 쌓기에 충분한 기간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가 함께 써 내려가는 스토리가 점점 유동적이면서도 친밀하게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유서 깊은 패션 하우스를 이끌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에트로가 지닌 히스토리와 ‘코드’에 대한 존중과 함께 그 코드를 나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변모시키고 싶은 욕구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는 일이었다. 물론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는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알 수 있겠지만.

Q : 2024 S/S 컬렉션의 해시태그이자 테마였던 #EtroNowhere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A : 이번 시즌 컬렉션은 사람들의 창의력을 자극하고 이끌 수 있는 모든 미지의 장소를 기념한다. 우리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애쓰는데, 이런 욕망은 종종 우리가 몰랐던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게 만든다. 미지의 세계는 자유의 또 다른 말이다.

대담한 컷아웃으로 모던한 룩을 완성한 2024 S/S 컬렉션.

컬렉션의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얻는지, 브랜드의 비전과 아이디어를 어떤 방식으로 발전시키는지 궁금하다

A : 보통 컬렉션 구상의 출발점은 원단과 패턴에서 시작된다. 때로는 머릿속에 처음 떠오른 단어나 마음에 간직해 온 이야기가 아이디어를 선사하기도 한다. 최근엔 처음 떠오른 아이디어나 컨셉트를 발전시키는 편이다. 과거의 에트로와 차별화하기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메시지를 최대한 단순화하려고 한 점이다. 컬렉션 전체를 아우르는 거대한 테마나 장황한 설명보다 룩의 실루엣과 장식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각인시키고 싶었다. 가령 맥시멀리스트의 소울로 가득한 미니멀리스트가 된 기분이랄까!

Q : 당신이 추구하는 새로운 에트로는? 어떤 여성상을 생각하고 작업하는지도 궁금하다

A : 다른 이들과 차별화되는, 상상력을 자극하고 패션 판타지를 선사하는 에트로 컬렉션을 선보이고 싶다. 그야말로 ‘익스클루시브(Exclusive)’한 패션 말이다. 작업할 때 항상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새로운 에트로 룩을 입는 여성들의 모습도 그러하길 바란다.

Q : 에트로는 가방과 액세서리 라인도 유명한데, 이를 어떻게 확장시킬 예정인가

A : 과거 20년 이상 펜디에서 가방 디자이너로 일했던 경력이 꽤 도움이 됐다. 이 경험을 살려 에트로의 가방 라인도 보다 젊은 고객층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특히 벨라, 사투르노와 러브 트로터 백은 출시 직후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Q : 요즘 푹 빠진 것 혹은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A :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패션이다.

Q : 에트로를 통해 전하려는 당신만의 메시지가 있다면

A : 대담함에는 보상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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