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결승포 터트린 LG 오지환 "김재윤 초구 빠진 뒤 직구만 생각했다"
오지환의 노림수가 통했다. 역전승의 주인공이 된 LG 주장 오지환은 KT 위즈 마무리 김재윤의 직구만 노렸다고 말했다.
LG 트윈스는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8-7로 이겼다. 1차전 패배 이후 2연승을 거둔 LG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경기를 끝낸 건 LG 주장 오지환이었다. 오지환은 5-7로 뒤진 9회 초 2사 1, 2루에서 김재윤을 상대로 역전 스리런포를 터트렸다. 5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을 올린 오지환은 데일리 MVP(상금 100만원)를 수상했다.
오지환은 경기 뒤 "한국시리즈 시작할 때 팀원들과 한 말이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했다. (박)병호 형이 홈런을 쳐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는데, (9회 공격이)1번부터라 '찬스 한 번 만들자'고 했다. 홍창기가 안타를 치고, (박)해민이 형도 아웃됐지만 좋은 타구를 날렸다. 나도 간절했다. 오스틴이 출루만 했으면 좋겠다 생각했고, 안타를 치든 후속타자에게 연갈하든 간절하게 임했다"고 말했다.
오지환 타석 때 김재윤의 초구가 바깥쪽으로 빠졌다. 오지환은 "1구가 볼이 되는 순간. 무조건 직구를 하나 자신있게 쳐야겠다고 생각했다. (타임을 부르고 마운드에 올라간 포수 장)성우 형 입장에서 생각해봤다. 내놓으라 하는 마무리 김재윤이니 '네 스타일대로 직구를 던져라'고 말할 것 같은 느낌이 왔다"고 했다.
오지환은 5회 1사 1루에서 포구 실책을 했고, 이후 3점을 내주면서 역전당했다. 오지환은 "1루 주자가 병호 형이고 타자가 성우 형이라 천천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도, 몸이 멈춰지지 않았다. 수원구장 바운드가 딱딱한데 스톱되지 않았다. 내 실수였다"고 했다.
이어 "큰 위기를 맞이해 마음의 짐도 있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한 건 많은 이닝이 남았고, 점수 차가 1점 차였다. 한 번의 찬스가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박)동원이가 (홈런으로)역전해줘서 끊고 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지환은 "한국시리즈도 처음이고, 포스트시즌 홈런도 처음이어서 의미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시리즈 MVP에겐 고 구본무 회장이 남긴 고급 시계가 돌아간다. 오지환은 "동원이가 홈런을 쳤을 때 '역전 홈런 2개면 끝난 거 아냐'란 말도 했다. 말로는 내가 시계를 받고 싶다고 했지만, 내게는 우승이 먼저다. 나는 15년, 팬은 29년 기다렸다. 한 번도 오지 않았기 때문에 우승하는 게 큰 목표"라고 말했다.
수원=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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