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이 지배한 3차전, LG가 웃었다…'홈런 3방'으로 KT 8-7 제압→시리즈 2승 1패 [KS3]

김지수 기자 2023. 11. 1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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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LG 트윈스가 드라마를 썼다. 2경기 연속 극적인 역전승으로 'V3'를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KT 위즈는 2경기 연속 뼈아픈 역전패로 고개를 숙였다.

LG는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승제, KT-LG 1승) 3차전에서 KT를 8-7로 이겼다. 지난 8일 2차전 5-4 역전승의 기세를 몰아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우위를 점했다. 

LG는 3회초 오스틴 딘의 3점 홈런, 6회초 박동원의 2점 홈런, 9회초 오지환의 3점 홈런까지 점수를 모두 홈런으로 얻어냈다. 홈런포 3방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챙겼다.

고우석을 8회말 조기투입하는 승부수가 3실점으로 이어졌지만 9회말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은 부분이 한국시리즈 역사에 남을 승리로 이어졌다. 

KT는 이날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이 5이닝 7피안타 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4실점으로 고전하면서 초반 승기를 놓친 게 패인이 됐다. 8회말 박병호의 극적인 역전 2점 홈런으로 게임을 뒤집었지만 9회초 클로저 김재윤이 무너지면서 쓴맛을 봤다.

▲선발 라인업

- LG: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 선발투수 임찬규

LG는 앞선 1, 2차전과 동일한 라인업을 들고나왔다. 염경엽 LG 감독이 지난 8일 2차전 종료 후 예고한 바와 같이 변화는 없었다. 정규리그 내내 가동됐던, 베스트 멤버가 변함없이 자기 자리를 지켰다. 1, 2차전 8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던 리드오프 홍창기도 라인업 가장 높은 곳에 그대로 이름을 올렸다. 

염경엽 감독은 3차전에 앞서 LG 타선은 이날 KT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에게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벤자민은 LG 상대 5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로 펄펄 날았다. 


박동원만 11타수 3안타로 비교적 선전했을뿐 홍창기, 박해민, 오지환이 12타수 2안타, 문보경 10타수 1안타, 오스틴 딘 11타수 1안타, 문성주 7타수 무안타 등 주축 타자들이 벤자민 공략을 전혀 하지 못했다.

염경엽 감독은 3차전에 앞서 "(벤자민 공을) 칠 때 되지 않았겠나. 그거 하나만 믿고 있다. 칠 때가 됐다. 야구의 흐름을 믿고 있다. 워낙 벤자민한테 약했는데, 야구가 처음부터 끝까지 약하지는 않을 테니까. 직구, 슬라이더를 얼마나 타이밍 좋게 잡아내느냐에 달린 것 같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필승조는 항상 등판을 대기한다. 이닝에 관계 없이 7명이 전부 다 대기한다"며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발투수 임찬규는 올 시즌 30경기(26선발) 14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2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LG가 29년 만에 정규리그 1위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만 KT 전에서는 4경기(3선발)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6.61로 약했다. 김민혁, 김상수에 7타수 4안타, 황재균 6타수 3안타, 장성우 3타수 1안타, 알포드 10타수 3안타로 주축 타자들이 임찬규의 공을 공략했다.

- KT: 배정대(중견수)-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알포드(좌익수)-오윤석(2루수)-조용호(우익수).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

KT는 2차전과 비교하면 라인업 변화의 폭이 컸다. 1, 2차전 6타수 3안타로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배정대에게 리드오프 역할을 맡겼다. 톱타자로 줄곧 나섰던 김상수가 2번으로 내려가 테이블 세터를 이뤘다.

1, 2차전 6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앤서니 알포드는 7번까지 타순이 조정됐다. 8타수 무안타로 부진 중인 박병호는 4번타자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박병호, 알포드의 타격감이 좋지 않아 떨어트려 놓았다. 박병호는 4번을 치는 게 나을 듯해 알포드와 떼놓기만 했다"며 "김상수, 배정대 등 감이 좋은 선수들을 앞으로 배치했다. 배정대가 출루하면 콘택트 능력이 좋은 김상수가 뒤에서 잘해줄 수 있다. 김상수는 계속 1번으로 출전하느라 체력적으로 더 힘든 것 같았다. 결론은 잘 치길 바라며 바꿨다"고 설명했다.

KT의 3차전 선발투수는 웨스 벤자민이다. 지난달 31일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서 5이닝 3실점, 지난 5일 5차전서 5이닝 2실점 1자책점을 기록했다.

▲초반 기회 놓친 타자들, 위기관리 능력 발휘한 선발투수들

LG는 1회초 시작과 함께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홍창기가 침묵을 깨고 좌전 안타를 쳐내면서 한국시리즈 마수걸이 안타를 신고했다. LG 벤치는 2번타자 박해민에게 희생 번트를 지시, 1사 2루 득점권 상화으로 벤자민을 압박했다.

벤자민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현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LG 4번타자 오스틴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실점 없이 1회초를 마쳤다.

LG는 2회초에도 1사 후 문보경이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후속타가 없었다. 박동원이 중견수 뜬공, 문성주고 유격수 땅볼에 그치면서 득점이 불발됐다.

KT도 1회말부터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선두타자 배정대의 좌전 안타, 김상수의 볼넷 출루로 무사 1·2루 찬스가 중심 타선 앞에 차려졌다. 

하지만 임찬규는 첫 고비를 슬기롭게 헤쳐 나갔다. 황재균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한숨을 돌렸고 박병호를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솎아내면서 이닝을 종료시켰다. 

2회말도 흐름이 비슷했다. KT는 1사 후 문상철의 내야 안타, 2사 후 오윤석의 볼넷으로 2사 1·2루 기회를 맞았지만 조용호가 유격수 뜬공에 그쳤다.

▲'0'의 균형 깨뜨린 LG, 벤자민 무너뜨린 오스틴 딘의 홈런포

팽팽하던 0의 균형은 3회초 LG 공격에서 깨졌다. 1사 후 홍창기가 중전 안타, 박해민이 볼넷을 골라내면서 주자를 모았다. 1사 1·2루에서 김현수가 1루 땅볼로 아웃됐지만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진루, 2사 2·3루가 됐다.

오스틴은 1회초 첫 타석 삼진의 아쉬움을 3회초 털어냈다. 벤자민을 상대로 좌측 폴대를 때리는 선제 3점 홈런을 때려내며 스코어를 단숨에 3-0으로 만들었다.



오스틴은 원 볼 투 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벤자민의 4구째 147km짜리 직구를 완벽하게 받아쳤다. 배트에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가 외야로 뻗어갔다. 아슬아슬하게 파울과 홈런의 경계에 있던 타구는 호쾌하게 좌측 폴대를 때리면서 LG와 KT의 희비가 엇갈렸다. LG의 이번 한국시리즈 첫 선취 득점이자 기선을 제압하는 3점 홈런이었다.

▲곧바로 추격 나선 KT, 그러나 주루사로 흐름이 끊기다

KT도 3회말 빠르게 반격했다. 선두타자 배정대의 볼넷 출루에 이어 김상수가 좌전 안타를 쳐냈다. 타순 변경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무사 1·2루에서 황재균의 1타점 2루타로 3-1로 격차를 좁혔다.

KT는 계속된 무사 2·3루에서 최소 동점을 노렸지만 4번타자 박병호가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얕은 우익수 뜬공에 그치면서 3루 주자 김상수가 홈까지 들어올 수 없었다. 


1사 2·3루에서는 불운이 겹쳤다. 장성우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직선타로 잡혔다. 이때 2루로 미처 귀루하지 못한 황재균이 포스 아웃 처리되면서 허무하게 3회말 공격이 종료됐다. 1점을 만회하고도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안정 찾은 벤자민, 5회까지 LG 추가 실점 봉쇄

3회초 오스틴에 일격을 당했던 벤자민은 4회초부터 안정을 찾았다. 선두타자 박동원을 볼넷으로 1루에 내보내고 문성주의 희생 번트 성공으로 1사 2루에 몰렸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신민재를 중견수 뜬공, 홍창기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달아나려는 LG를 붙잡았다.

벤자민의 구위에 눌린 LG는 5회초에도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2사 후 오스틴이 2루타를 치고 나가면서 오지환 앞에 찬스가 걸렸지만 오지환이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LG 캡틴의 치명적인 실책, 역전 성공한 KT

LG는 임찬규가 4회말 2사 1·2루 위기에 몰리자 빠르게 투수교체를 단행했다. 베테랑 우완 김진성을 마운드에 올려 KT의 추격 흐름을 끊으려 했다. 

김진성은 배정대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시켜 2사 만루로 상황이 악화됐지만 후속 타자 김상수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급한 불을 껐다.

LG는 5회말 이닝 시작부터 정우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정우영은 선두타자 황재균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깔끔하게 출발했다. 

여기서 침묵하던 KT 4번타자 박병호도 한국시리즈 첫 안타를 쳐냈다. 우전 안타로 출루하면서 KT 반격의 불씨를 당겼다. 



정우영은 일단 흔들림 없이 투구를 이어갔다. 후속타자 장성우와의 승부에서 빗맞은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타구가 LG 유격수 오지환 쪽으로 향하면서 병살타로 이닝이 종료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타구를 향해 대시하던 오지환이 포구에 실패했고 타구는 그대로 외야로 흘러갔다. 이때 1루 주자 박병호는 2루를 거쳐 3루까지 내달렸다. LG 좌익수 문성주의 3루 송구 실책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1사 2·3루가 됐다.

KT 벤치는 여기서 승부수를 던졌다. 가장 믿을 수 있는 대타 카드 김민혁을 빼 들었다. 무조건 동점을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LG도 투수교체로 맞불을 놨다. 좌완 함덕주를 투입해 KT의 추격을 잠재우려했다. 


김민혁은 함덕주를 이겨냈다. 깨끗한 우전 안타로 3루 주자 박병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KT가 3-2로 LG를 뒤쫓으면서 게임이 더욱 흥미롭게 진행됐다.

KT는 1점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1사 1·3루에서 알포드가 우익수 키를 넘기는 1타점 2루타를 때려내면서 3-3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1사 2·3루에서 대타 이호연의 내야 땅볼 때 3루 주자 김민혁이 홈에서 아웃돼 흐름이 끊기기도 했지만 곧바로 조용호의 1타점 적시타로 4-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2차전의 영웅, 3차전에서도 터졌다...또다시 해결사로 나선 박동원

실책으로 리드를 뺏긴 LG는 6회초 빠르게 주도권을 되찾아왔다. 선두타자 문보경이 좌전 안타로 출루하면서 반격의 서막을 열었다. 

KT도 불펜을 가동했다. 지난 8일 2차전에서 8회말 결승 역전 2점 홈런을 쳐냈던 박동원의 타석 때 손동현을 투입했다. 손동현이 6회초를 실점 없이 막아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LG에는 박동원이 있었다. 박동원은 손동현을 상대로 역전 2점 홈런을 폭발시켜 LG에 5-4 리드를 안겨줬다. 이틀 전 잠실에 이어 수원에서 또 한 번 짜릿한 손맛을 봤다.

박동원은 투 볼 원 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손동현의 4구째 145km짜리 직구를 완벽한 스윙으로 받아쳤다. 비거리 125m짜리 장외 홈런을 쏘아 올렸다. 

▲LG 유영찬의 '배짱투', 6~7회 KT 추격 봉쇄

LG는 6회말 수비 시작과 함께 유영찬이 등판했다. 유영찬은 지난 8일 한국시리즈 2차전 2⅓이닝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이고 하루 휴식을 가진 뒤 3차전 마운드에 올랐다.

유영찬은 6회말 선두타자 김상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1사 후 황재균에 볼넷을 내줬지만 박병호를 삼진, 장성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고비를 넘겼다.

KT는 유영찬을 상대로 7회말 선두타자 김민혁이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알포드 우익수 뜬공, 박겨수 3루수 파울 플라이, 조용호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악수가 된 LG의 초강수, 고우석 무너지고 박병호가 깨어났다

LG는 8회말 5-4 리드를 지키기 위해 마무리 고우석을 이닝 시작부터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아웃 카운트 6개를 맡기는 엄청난 승부수였다.



하지만 KT는 고우석을 무너뜨렸다. 선두타자 배정대의 안타, 김상수의 희생 번트 후 1사 2루에서 황재균의 1타점 2루타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1사 2루 역전 찬스에서는 박병호가 해결사로 나섰다. 박병호는 고우석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렸다. 경기 분위기가 KT 쪽으로 순식간에 쏠리는 순간이었다.

▲실책 아픔 지운 오지환, 벼랑 끝 LG를 구원하다

정규리그 최다 역전승을 자랑하는 LG의 저력은 무서웠다. '끝날 때까지 끝나는 게 아니다'를 입증했다. 9회초 2사 1·2루에서 오지환이 KT 클로저 김재윤을 상대로 거짓말 같은 역전 3점 홈런으로 스코어를 8-7로 만들었다. 오지환은 5회말 자신의 실책을 만회하고도 남는 멋진 한방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KT는 9회말 1사 후 김준태의 사구, 대타 정준영의 안타로 마지막 희망의 불씨를 태웠다. LG는 고우석 대신 이정용을 투입해 리드를 지키려고 했다.

이정용은 배정대와의 승부에서 폭투가 나오면서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LG 벤치는 배정대를 자동 고의사구로 거르고 김상수와 승부를 택했다.

이정용이 김상수를 병살타로 잡으면서 승부에 마침표가 찍혔다. LG는 시리즈 전적 2승 1패의 우위를 점하고 오는 11일 4차전을 편하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박지영 기자/고아라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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