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배가 오지배했다… 수비 실책 후 역전 결승포로 승리 이끈 LG 오지환
5-7로 맞선 9회 초. KT 위즈 마무리 김재윤과 LG 트윈스 5번 타자 오지환이 맞섰다. 오지환은 힘차게 스윙했고, 타구는 그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LG가 오지환의 역전 결승포에 힘입어 승리했다.
LG는 10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8-7로 이겼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승 1패(무승부 포함)로 맞선 뒤 먼저 2승째를 거둔 팀은 85%의 확률(20회 중 17회)로 정상에 올랐다.
두 팀은 1회 나란히 찬스를 놓쳤다. LG는 홍창기의 안타 이후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KT는 1회 말 배정대의 안타, 김상수의 볼넷으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3번 황재균이 삼진, 4번 박병호가 유격수 앞 병살타로 물러났다.
선제점은 LG가 올렸다. 2사 2, 3루에서 KT 선발 웨스 벤자민의 4구 시속 147㎞ 높은 직구를 받아쳐 왼쪽 파울폴을 맞혔다. 비거리 110m 3점 홈런. 이번 한국시리즈 개인 첫 홈런. 1볼-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였지만 벤자민의 실투를 놓치자 않고 장타로 만들어냈다.
KT는 3회 말 배정대의 볼넷, 김상수의 안타로 다시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이번엔 황재균이 번트파울 이후 1타점 좌중간 2루타를 쳤다. 그러나 박병호의 짧은 좌익수 뜬공, 장성우의 2루수 직선타 후 더블플레이가 나와 1득점에 그쳤다.
5회 말 KT가 추격에 성공했다. 1사 이후 박병호의 안타, 이어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이 나오면서 1사 2·3루가 됐다. LG가 좌완 함덕주를 냈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왼손타자 김민혁을 대타로 냈다. 김민혁은 우중간 적시타를 때려 한 점을 따라붙었다. 이어 알포드가 1타점 2루타를 쳐 3-3 동점을 만들었다.
KT는 대타 이호연의 3루 땅볼 때 3루 주자 김민혁이 홈을 파고들다 아웃됐다. 하지만 9번 타자 조용호가 중전 안타를 때려 기어이 역전에 성공했다. 4-3. 오지환의 실책이 대량실점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KT의 리드는 오래 가지 않았다. 6회 초 LG 선두타자 문보경이 안타를 쳤고, 박동원이 구원투수 손동현을 상대로 역전 좌월 투런홈런을 쳤다. KS 2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홈런으로 5-4를 만들었다. LG는 6회 등판한 유영찬이 2이닝을 깔끔하게 막으면서 한 점 차 리드를 끌고 갔다.
LG는 8회 마무리 고우석을 올리는 강수를 뒀으나 실패했다. 선두타자 배정대에게 안타를 맞았고, 김상수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다. 황재균이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려내면서 5-5 동점이 됐다. 직전까지 12타수 1안타에 타점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던 박병호는 역전 투런포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KT도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9회 초 등판한 마무리 김재윤이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안타, 오스틴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오지환은 1볼에서 김재윤의 가운데 몰린 직구를 받아쳐 역전 우월 3점 홈런을 만들었다.
9회 다시 등판한 고우석은 김준태에게 몸맞는공을 준 뒤 대타 정준영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좌익수 문성주가 몸을 날렸지만, 글러브에 맞고 떨어졌다. 1사 1, 2루. LG는 이정용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초구 와일드피치가 나왔다. 주자들은 한 베이스씩 진루했고, 결국 배정대를 고의볼넷으로 내보내는 만루책을 썼다. 그리고 김상수가 투수 앞 땅볼 병살타를 치면서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
지난 2차전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던 오지환은 자신의 실책을 만회하며 2경기 연속 홈런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오지환은 과거 좋은 수비나 타격을 하다가도 어이없는 플레이로 패배의 원인을 만들어 '오지배(오지환이 경기를 지배한다)'로 불렸다. 한동안 사라졌던 그 별명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재등장했고, 승리로 마무리됐다.
4차전은 10일 오후 2시 KT 위즈파크에서 열린다. KT는 엄상백, LG는 김윤식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수원=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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