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1970년대?…사라졌던 ‘빈대’ 돌아왔다 [헬스]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3. 11. 1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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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확산…집에선 ‘침실’ 가장 주의

1970년대 자취를 감췄던 빈대가 돌아왔다. 인천 서구 한 사우나에서 빈대 성충과 유충이 발견된 데 이어 대구의 한 대학교 신축 기숙사에서도 빈대에 물린 학생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됐다. 부천에 위치한 고시원에서도 빈대가 나타났다. 서울 시내도 뚫렸다. 서울 영등포구 보건소에는 한 고시원에 빈대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최근 여행객이 많이 들어오면서 발생한 문제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전국으로 확산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우려한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빈대는 모두 해외에서 유입된 개체다. 빈대가 출몰한 장소 모두 외국인이 머무른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 장소를 이용한 다른 사람의 여행용 가방이나 각종 물품을 통해 집 안으로 유입되면 그때부턴 전국 확산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대구 달서구 계명대 기숙사에서 방역 업체 관계자들이 빈대(베드버그) 박멸을 위해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이 학교 기숙사에서는 한 학생이 빈대에 물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연합뉴스)
흡혈량 많으면 빈혈과 고열 동반

양 교수는 “빈대는 야외 서식성 곤충이 아니고 실내 서식성 곤충인데, 따뜻한 실내 환경에서 왕성하게 서식한다”며 “요즘 날씨가 추워져 가정마다 대부분 난방을 시작해 20도 이상 실내 온도가 유지된다. 빈대가 서식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 갖춰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내 온도를 10도 이하로 낮추더라도 성장과 부화에 어려움만 있을 뿐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흡혈하지 않고도 70~150일 동안 생존한다”고 말했다.

6~9㎜ 크기 빈대는 사람과 동물 피를 빨아 먹는다. 모기와 비교하면 한 번에 7~10배 많은 피를 빨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더 가렵고 붓는 면적도 넓다.

최재은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빈대 물림은 보통 옷이나 이불로 감싸지 않은 노출 부위인 팔다리, 발, 얼굴이나 목 등에서 나타난다”며 “빈대는 피부에 달라붙어 많은 양을 흡혈하기 때문에 심한 경우 빈혈과 고열을 유발할 수 있고, 극심한 가려움으로 과하게 긁으면 염증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가려움증 완화를 위해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고 온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며 “염증이 생겼다면 항생제 복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집에서는 특히 침대 주변을 주의하라고 말한다. 양 교수는 “어느 정도 개체군이 형성되면 침대 주변에서 서식하고 있다 이른 새벽녘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다시 서식처에 숨는다”고 설명했다.

집에서 빈대가 출몰하는 걸 예방하려면 국내·해외여행을 다녀온 뒤 가방이나 옷을 철저히 방역하는 게 중요하다. 양 교수는 “빈대가 서식할 수 있는 세탁물은 70도 이상 뜨거운 물로 세탁하고, 2시간 정도 건조기의 뜨거운 열풍을 쬐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3호 (2023.11.08~2023.11.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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