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답게" 계곡 다이빙 강요에 익사한 후임...선임들 무죄, 왜
후임에게 계곡 다이빙을 강요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금고형을 선고받았던 군인들이 2심에서 무죄로 석방됐다.
서울고법 형사4-3부(부장판사 김복형 장석조 배광국)는 과실치사, 위력행사가혹행위 등 혐의로 기소된 강모씨와 박모씨에게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의 과실치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금고 8개월을 명한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2021년 9월 강씨 등은 ‘남자답게 놀자’며 계곡에 갈 사람을 찾다가 막내 조모 하사를 지목했다. 조 하사는 “방 청소를 해야 한다”고 거절했지만 선임의 거듭된 제안에 결국 가평의 한 계곡을 찾았다.
수영을 전혀 못해 평소 물가 근처에도 안 가던 조 하사가 물에 들어가기를 주저하자 두 선임은 “빠지면 구해주겠다”며 입수를 권했다. 그렇게 조 하사는 3m가 넘는 깊은 수심의 계곡에 뛰어들었고, 다이빙 직후 허우적대는 조 하사를 향해 뒤늦게 두 선임이 뛰어들어 구조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했다.
1심인 군사법원은 “피해자 구조를 위한 장비의 준비나 안전조치 등 공동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서 “다만 이 사건의 공소 사실 중 ‘위력 행사 가혹행위’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족은 “피고인들에게 면죄부를 준 ‘엉터리 판결’”이라며 분통을 터뜨렸으나 항소심 재판부 역시 “선임들이 직접적 위험을 초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사적 모임에 참석하여 자발적으로 다이빙 시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피고인들은 당시 사고 현장에서 물통과 밧줄 등을 이용해 구조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당시 튜브 등 다른 구조 용품이 있었다고 해도 구조에 실패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결과에 대해 피고인들에게 책임을 귀속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며 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피고인들이 무죄를 선고받자 유족은 재판부를 향해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절벽에 서 있었을 사람을 생각 안 하나”라고 항의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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