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 내 인생의 책들 [신간]
책 각 장 서두는 닐 디그래스 타이슨, 스티븐 핑커, 로렌스 크라우스, 매트 리들리 등 세계적 석학들과의 대화로 시작된다. 자연에 대한 찬사, 인간에 대한 탐구, 신앙에 대한 질문 등 진화론·자연선택·과학철학·종교를 아우르는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이어서 도킨스의 ‘인생 책’들이 펼쳐진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부터 칼 세이건의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프레드 호일의 ‘검은 구름’, 댄 바커의 ‘신은 없다’까지 과학 책, 과학 소설, 무신론자의 회고록까지 주제가 다채롭다.
도킨스는 책의 매력을 선명하게 보여주면서도, 서평 대상이 다루는 주제를 무대로 자신의 생각을 명쾌하게 드러낸다. 칼 세이건의 수많은 책 가운데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을 가장 좋아한다고 고백한 그는 이 책에 대해 “나는 책을 읽을 때 특별히 마음에 드는 문장에 밑줄을 긋는 습관이 있는데, 이 책은 잉크가 아까워 밑줄 긋기를 그만뒀다”며 일독을 권한다. 또한 로렌스 크라우스의 ‘무로부터의 우주’에 대해서는 “ ‘종의 기원’이 생물학이 초자연주의에 가한 최후의 일격이었다면, 이 책은 우주론이 가하는 최후의 일격”이라며 그 의미를 되짚는다.
도킨스가 오랫동안 사랑해온 과학 소설도 등장한다. 바로 대니얼 갤루이의 ‘암흑 우주’와 프레드 호일의 ‘검은 구름’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변인에게 적극 추천하는 책이라고. 도킨스는 두 소설을 두고 “과학을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게 해주는” “과학을 가르쳐줄 수 있을 역량을 지닌 최고의 책”이라고 극찬한다.
물론 비판과 악평도 살짝살짝 들어 있다. 예를 들어, 지구가 기원전 8000년 전에 갑자기 생겨났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작가에 대해서는 “이구아노돈을 훈련시켜 스톤헨지로 돌을 운반하게 했을까?”라고 비꼬는 식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4호 (2023.11.15~2023.11.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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