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헤지펀드 PM의 생존법

데스크 2023. 11. 1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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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 이 문구는 독일의 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의 한 구절이다.

최근 넷플릭스가 공개한 영화 '페어플레이'는 뉴욕의 탐욕적인 헤지펀드 회사에서 하버드대를 나온 여성 매니저의 생존법을 그린 에로틱 스릴러 물이다.

그러던 중 회사의 대표 캠벨이 에밀리를 포트폴리오 매니저(PM)로 초고속으로 승진시키자 둘 사이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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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페어플레이’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 이 문구는 독일의 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의 한 구절이다. 정글 같은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최근 넷플릭스가 공개한 영화 ‘페어플레이’는 뉴욕의 탐욕적인 헤지펀드 회사에서 하버드대를 나온 여성 매니저의 생존법을 그린 에로틱 스릴러 물이다.

뉴욕의 한 헤지펀드 회사에 다니고 있는 루크(엘든 이렌리치 분)와 에밀리(피비 디네버 분)는 한 직장에서 비밀리에 사내 연애를 하며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러던 중 회사의 대표 캠벨이 에밀리를 포트폴리오 매니저(PM)로 초고속으로 승진시키자 둘 사이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승진을 바라던 루크는 자기 대신 에밀리가 승진하자 대표와의 성적인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품는다. 반면에 에밀리는 남자친구인 루크를 승진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대표는 그가 실력 없다고 해고시키려 한다. 열등감에 사로잡힌 루크는 캠벨 앞에서 에밀리와의 관계를 폭로하게 되고 결국 두 사람 사이에 위기가 찾아온다.

직장인들의 비정한 현실을 담는다. 영화는 투자성과가 바로바로 드러나는 헤지펀드 회사를 배경으로 한다. 아무리 가족적인 회사라도 회사는 회사일 뿐 가족이 될 수는 없다.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에서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직원에게는 가차 없이 냉정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투자에 따라 큰돈이 오가는 상황에서 손해를 본다면 폭언과 욕설은 물론이고 해고 대상이다. 루크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에밀리가 회사에 큰 투자손실을 끼치자 대표 캠벨은 에밀리에게 심한 욕설을 퍼붓는다. 다행히 에밀리의 탁월한 분석력으로 어느 정도 만회하지만 캠벨은 루크를 해고하려 한다. 영화는 능력만으로 평가받는 금융투자회사의 냉혹한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존재하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말한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어나면서 현대 사회에서는 자연스럽게 남성과 대등한 경쟁 구도를 형성한다. 하지만 여성은 필연적으로 출산과 육아로 가정을 돌봐야 하기에 여성할당제로 여성의 사회참여를 독려한다. 주인공 에밀리는 이미 17세 월스트리트지에 칼럼을 기고하고 하버드와 골드만 삭스 출신이지만 루크는 자신보다 먼저 승진한 약혼녀를 두고 미모와 여성할당제로 승진했을 거라는 의혹을 품는다. 루크의 이러한 태도는 남성들 사이에서는 무의식과 암묵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생각임을 영화는 보여준다. ‘페어플레이’는 여성의 사회활동이 능력만으로 평가하지 않는 현실에 대해 일침을 가한다.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가 극을 이끈다. 에로틱 스릴러를 표방하는 영화는 느린 속도로 진행되지만 끊임없이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그러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데에는 에밀리 역을 맡는 피비 디네버와 루크 역을 맡은 엘든 이렌리치의 공이 크다.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했지만 경쟁관계에 놓이게 되면서 상대를 위협하는 존재로 탈바꿈한다. 에밀리의 야망과 추진력, 루크의 열등감과 무모함, 두 사람의 대립은 극의 긴장감을 유지하게 했고 두 사람의 완벽한 연기 케미는 극을 끝까지 집중하게 만든다.

수익률을 높이고 승진을 하지 위한 경쟁이 심해지면서 우리 사회는 점점 살아남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헤지펀드와 같은 금융투자회사에서는 오래 버틸 수가 없다고 한다. 40대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심하기 때문이다. 영화 ‘페어플레이’는 하버드를 나온 여성 PM의 직장생활을 통해 삶의 정글 속에서의 생존법에 대해 말해 주고 있다.

양경미 / 전) 연세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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