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 머리 뺀 온몸 제모하고 경찰 출석…"제모 늘 해" 해명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가수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이 머리카락을 제외한 온몸을 제모한 상태에서 수사기관에 출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마약 혐의를 받는 권씨는 머리카락을 제외한 몸 대부분을 제모한 상태로 지난 6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자진 출석했다.

당시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원에 정밀감정을 의뢰하기 위해 권씨의 모발과 다른 체모를 추가로 채취하려고 했으나 권씨는 머리카락을 제외한 온몸을 제모한 상태였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가수 지드래곤(권지용)이 지난 6일 인천 논현경찰서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경찰은 다른 체모 대신 권씨의 모발과 손톱을 채취해 지난 7일 국과수에 보냈다. 이에 대한 정밀감정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권씨는 "원래 평소에도 제모를 했었다"며 조사를 앞두고 제모한 건 아니라는 취지로 경찰에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권씨가 경찰 조사를 앞두고 증거 인멸을 시도한 건 아닌지 의심하고 다른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톱 분석법은 5∼6개월 전의 투약 여부를 알 수 있으며 필로폰이나 엑시터스와 같은 마약을 검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발의 경우 머리카락 길이에 따라 1년 안팎까지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권씨처럼 직업 특성상 염색이나 탈색을 자주 하면 마약 성분이 줄어들 수 있다.

권씨는 경찰 자진 출석에 앞서 '(머리카락) 염색이나 탈색은 언제 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을 받고 "한 적 없다"고 답한 바 있다.

권씨는 피의자 신문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소변 채취에 따랐고, 당일 결과가 나온 간이 시약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보통 간이 시약 검사는 5∼10일 전에 마약을 했다면 양성 반응이 나오지만, 그 이전에 투약한 경우는 감정하기 어렵다.

경찰은 국과수의 정밀감정 결과가 나오면 보강 수사를 한 뒤 권씨를 재소환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와 관련한 내용은 아직 밝힐 수 없다"면서도 "추가 소환은 기록 등을 분석한 뒤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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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씨 측 "입건 보도 이후 제모 전혀 안 해" 반박

이에 대해 권씨 자문변호사인 법무법인 케이원챔버 김수현 변호사는 입장문을 내고 "권씨는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원래 평소에도 제모를 했었다'고 밝힌 바 있고, 입건 보도된 이후로 제모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증거 인멸의 의사가 없었음을 분명히 했음에도 경찰 측이 혐의를 속단하면서 마치 권씨가 범행을 감추기 위해 증거 인멸을 시도한 듯한 표현을 사용해 권씨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은 법원에서 소명 부족으로 통신 영장을 기각한 상황이고 모발 등에 대한 압수수색 검증 영장도 발부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권씨는 자진 출석해서 소변과 모발뿐 아니라 손톱과 발톱까지 임의제출하는 등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경찰이 요청한 체모 외 자진해서 추가로 다리털도 제공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또한 권씨는 최근 약 1년 5개월동안 염색 및 탈색을 진행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