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통해 이는 혁신동에서의 훈훈한 바람이 기대돼요"

김길중 2023. 11. 1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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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혁신동 주민들의 흥미로운 도전, '자전거로 혁신을 꿈꾸다' 2

[김길중 기자]

▲ 자전거를 끌고 있는 벨로 혁신 회원과 주민들... 혁신동내 기지제 주변 데크에서 보행자들의 안전을 고려하여 끌고 있는 중이다. 11월 4일에 열린 두번째 자전거 행진.
ⓒ 김길중
혁신동 주민이 아니면서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거나 조력자였던, 국외자이지만 국외자만이 아닌 사람들은 어떻게 봤을까?

자전거 원정대원으로 유럽 공무연수를 함께 했던 최서연 전주시의원(금암, 진북, 인후)은 다음과 같이 의견을 밝혔다.

"유럽에서 돌아오면서 다소 막막함이 있었어요. 수십 년에 걸쳐 이룬 그들의 현재에 언제 어떻게 도달할 수 있을지에 관한 부러움 한 편의 막막함이지요. 혁신동 주민들의 노력에서 매우 밝은 가능성을 찾게 된 것 같아요. 전주시를 한꺼번에 바꾸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혁신도시에서의 접근은 여러모로 다른 측면이 있고 가능성도 높다고 보입니다. 가장 주목하는 것은 혁신도시에서의 성공적 진행이 전주라는 범위에서 확대되는 등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혁신동에서의 실험에 대해 아낌없는 응원과 뒷받침이 이뤄지도록 시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최대한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에요. 더불어 인프라를 바꾸는 문제는 어렵고 느리지만 꼼꼼히 챙겨보겠습니다."

챌린지를 주관했던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박이슬 팀장은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어서 기뻤어요'라는 일성으로 개인적인 평가를 보탰다.

"몇 가지 미흡했던 점이 있었지만 주민들 스스로 조직을 만들고 일련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시도 자체가 전무후무하게 여겨지거든요. 모인 주민들을 보면서 신나더군요. 이번에 참여한 주민들과 함께 이를 도와줄 외부의 네트워크가 잘 협력해 나가면서 평가를 잘 해보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내년을 준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진행되는 모습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면, 본질적으로 도시의 변화가 시민들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명제를 입증하는 것이라고도 여깁니다. 더 많은 주민들의 참여를 통해 혁신동에서의 훈훈한 바람이 일 것으로 보여요."

이 행사를 지켜본 전주시 혁신동의 서세현 동장의 진단은 어땠을까?

"처음부터 쭉 참여하면서 지켜봤어요. 애초 준비된 사업이 아니었는데 주민들의 참여가 제대로 이뤄질지에 관한 조바심이 나더라고요. 근데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적지 않은 주민들이 자전거와 혁신동이라는 주제로 진지하게 공부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당초의 우려는 거두었습니다. 보다 많은 주민들에게 알려져 이번보다 훨씬 많은 주민들의 참여가 이뤄졌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이번 일이 정례화되고 정착해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참여하는 주민들의 표정을 잘 살펴봤는데 즐거워들 하시더라고요.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자전거를 굴려가며 동네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데 즐거움이 듬뿍 묻어있더군요."

정의당의 허옥희 (전) 전주시의원은 아래와 같은 평가를 보탰다.

"보통 지역구에 시의원이 복수로 계시잖아요? 같은 당 소속이지만 어느 의원이 나서 하는 일에 협조적인 경우를 잘 못 봤어요. 서로를 경쟁자로 생각해서일까요? 이번에 보니 시의원 세 분과 도의원, 국회의원까지 한마음으로 만들어 가는 모습을 봤어요. 마땅히 박수받을 일입니다. 주민과 외부의 전문가들이 매우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문제 해결의 솔루션을 찾아 나선 과정이 신선했어요. 올해 혁신동에 여러 번 가봤는데 많은 주민들이 참석해 진지하게 경청하고 질문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평가하고 다듬어 지속해 가는 프로그램으로 정착하게 되면 모범적인 생활정치의 사례를 만들어 나가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개인적인 이해관계에 머무른 민원해결사 수준을 넘어 '나와 우리, 그리고 동네와 도시'라는 폭넓은 생활정치의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자전거 타는게 즐거웠고 행복했답니다. 기지제 중심으로 펼쳐져있는 자전거 도로에서 행진을 펼치고 있는 '벨로 혁신'회원과 주민들.
ⓒ 김길중
 
강원도 춘천의 '두 바퀴로 가는 세상' 자전거 사회적 협동조합 김경숙 이사장의 의견이다.

"개인적인 경험도 그런데요. 세상의 변화라는 게 크고 높은 영역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습니다. 자전거를 타다 보니 유익했고 즐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울러 주변의 문제가 보였습니다. 환경문제와 연관시켜 생각이 확장되었고 도시계획이 왜 시민들의 문제의식을 담아내지 못하는지로 커지더군요. 이렇듯 생활 속에서의 요구가 자연스럽게 모아지고 해결점을 찾아내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주 혁신동 주민들의 도전은 매우 칭찬받고 본받을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고 부러웠습니다. 저희들도 춘천시 전체를 대상으로 활동하는데요. 보다 많은 생활인들과 함께 하는 걸 꿈꾸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주민들 스스로 이렇게 나선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자전거 문화 확산을 주요 테마로 삼아 기업 활동을 하는 부바커 한수진 대표. 몇 년째 고군분투하며 자전거가 사회적으로 대접받고 뿌리내리는데 힘을 쏟고 있는 한 대표의 시선은 어땠을까?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정말 필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 전주에서 펼쳐지는 것을 보며 부럽고 반가웠습니다. 도시가 달라지고 사람들이 존중받고 행복한 사회는 리더나 힘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마땅히 주역이어야 할 시민들의 자각과 실천 속에서만 가능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원에서 초등학교 학생 아이들의 자전거 안전교육과 몇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깨달았는데 아이들은  교육을 통해 스스로의 문제를 교정하는데서 나아가 중요한 해법을 스스로들 찾아내더라고요. 자전거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 자전거를 잘 타는 사람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일상에서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면서 해결점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 그런 경험을 여러 차례 하다 보니 확신이 들더군요."

광주에서 자전거 운동을 펼치고 있는 김광훈 에코바이크 대표는 자전거 원정대원의 일원으로 함께 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그는 "마침 광주에서도 전주 혁신동의 일과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던지라 반갑고 든든한 마음이 일었습니다"며 광주시 첨단지구에서 펼쳐지는 '첨단지구 자전거 시범도시' 사업을 소개하였다.

"본래 크게 관심이 없던 강기정 광주시장이 코펜하겐과 스웨덴의 말뫼를 다녀오면서 영감이 깊었던지 근래 속도를 내는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야심찬 준비가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는데요. 주민들 중심으로 첨단지구의 여러 현안(에너지, 탄소중립, 교통 등)에 관하여 문제를 진단하고 바꿔가는 설계가 이뤄지는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용역 설계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게 마무리되면 주민중심의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될 것 같습니다. 교육청과의 자전거 안전교육 의무화 논의도 진전이 조금 있는데 여러 사업들이 잘 연결되면 광주에서도 일종의 모범적 사례를 만들어 낼 것 같습니다. 광주와는 다소 다른 접근이 이뤄지고 있지만 전주 혁신동에서의 사례도 궁극적으로 같은 접근인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광주와 전주에서 '저곳에 갔더니 자전거를 많이 타더라~'는 모습이 실제 구현된다면 전국적으로 의미 있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
 
▲ 자전거 행진을 통해 혁신동내 녹도를 달리고 있는 주민들 기지제 중심으로 펼쳐져있는 자전거 도로에서 행진을 펼치고 있는 '벨로 혁신'회원과 주민들.
ⓒ 김길중
 
주민과 함께 지역의 의제를 찾아내고 만들어 가는 것, 생활정치가 담아야 할 모습일 것이다. 공적 목적으로 비용을 보전받아 다녀온 경우라면 시민들의 이익이 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마중물이 되어야 할 것이다. 글머리에서 말한 정치의 효능감과 역할을 두어 달간 혁신동에서 진행된 일련의 과정에서 되돌아볼 만하다.

사실은 두 달이 아니라 1년이 넘는 대장정에 해당하며 이 일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 말할 수 있다.

(마지막 기사는 혁신동에서의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송영진 시의원과의 인터뷰 기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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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 소리'에 같이 송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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