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꽉 잡은 박준혁... 우리카드 '선두 도약' 이끌다

[프로배구] 우리카드, 한국전력 꺾고 남자부 단독 선두 질주

[윤현 기자]

▲ 프로배구 우리카드 선수들이 10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남자 프로배구 '돌풍의 팀' 우리카드가 2라운드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우리카드는 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홈 경기에서 한국전력을 세트 스코어 3-1(25-21 25-23 19-25 25-20)로 이겼다.

개막 후 5연승을 질주하다가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OK금융그룹에 패하며 연승 행진이 끊겼던 우리카드는 곧바로 2라운드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다시 분위기를 띄우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승점 3을 획득한 우리카드는 6승 1패로 승점 17을 기록하며 남자부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에 한국전력은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삼각편대' 활약한 우리카드, 연패는 없다

1세트 초반까지 10-9로 근소하게 앞서던 우리카드는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의 후위 공격과 김지한의 오픈 공격 등이 터지면서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트 포인트에서 김지한이 퀵 오픈을 성공하며 1세트를 따냈다.

우리카드는 2세트에도 리드를 이어갔다. 한국전력도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가 살아나며 끈질기게 추격했다. 하지만 우리카드는 박준혁의 속공으로 쐐기를 박으며 2세트도 가져왔다.

한국전력의 반격은 3세트가 되어서야 성공했다. 타이스와 서재덕이 공격을 이끌었고, 임성진의 퀵 오픈까지 터지면서 한 세트를 만회했다.

그러나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리카드는 4세트 초반부터 마테이, 한성정의 득점이 폭발하며 10-5로 크게 달아났다. 점수 차를 꾸준히 유지한 우리카드는 4세트를 따내면서 승점 3을 온전히 손에 넣었다.

최근 3경기 연속 셧아웃 패배를 당했던 한국전력은 연패 탈출을 위해 교체 카드도 과감하게 사용하면서 반격했으나, 우리카드보다 무려 11개나 더 많은 30개의 범실을 저지르면서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올 시즌 현재까지 1승 6패로 승점 3을 얻는 데 그친 한국전력은 남자부 최하위에서 벗어나는 데 실패했다.

강렬한 블로킹 3개... '히든 카드' 박준혁 대활약

▲ 프로배구 우리카드 미들블로커 박준혁이 서브를 넣고 있다

우리카드는 '슬로베니아 특급' 마테이가 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2개를 포함해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1점을 올리면서 공격을 이끌었고, 김지한과 한성정이 나란히 13점씩 책임지며 힘을 보탰다.

그러나 승리의 숨은 주역은 박준혁이었다. 우리카드는 이날 주전 미들 블로커 박진우의 무릎 통증이 심해지자 박준혁이 대신 코트에 나섰다.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박준혁은 블로킹 3개를 잡아내며 제 역할을 다했다. 특히 한국전력의 간판 공격수 타이스의 공격을 두 차례, 미들 블로커 신영석의 속공을 한 차례 막아낸 것이라 득점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박준혁은 여동생인 여자 농구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의 오빠로 더 유명하다. 박준혁도 여동생처럼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농구를 했으나, 뒤늦게 배구로 길을 바꿨다.

205cm의 큰 키와 가능성을 인정받아 현대캐피탈에 입단했으나, 배구 경력이 짧은 탓에 후보 선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우리카드로 트레이드되면서 신영철 감독이 박준혁의 출전 시간을 늘려줬다.

경험을 쌓은 박준혁은 이날 주전 선수의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미들 블로커의 임무인 블로킹뿐만 아니라 정확한 플로터 서브를 구사하며 한국전력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신영철 감독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박준혁이 과연 올 시즌 어디까지 성장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