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와 단둘이 5분만” 경찰서에서 전청조가 한 말

김판 2023. 11. 10.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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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혐의로 구속된 전청조(27)씨가 지난 8일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와의 첫 경찰 대질조사에서 "남현희와 단둘이 5분만 이야기하고 싶다"고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측 변호인은 입장문을 통해 "전씨가 이메일과 카카오톡 등을 사용한 일은 전혀 없다. 조사가 늦게까지 이어져 별도로 접견할 시간이 없었기에 변호인이 메모 앱에 질문을 남겨놓고 전씨가 그에 대한 답변을 기재한 것"이라며 "종이와 펜을 이용해서 필담한 것과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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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희는 “뭘 봐” 신경질적인 반응
대질 신문 끝난 뒤에도 양측 신경전 계속
각각 언론 인터뷰에 나선 남현희(오른쪽 사진)와 전청조. CBS '김현정의 뉴스쇼', 채널A 뉴스 보도화면 캡처


사기 혐의로 구속된 전청조(27)씨가 지난 8일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와의 첫 경찰 대질조사에서 “남현희와 단둘이 5분만 이야기하고 싶다”고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기 전 마지막으로 남씨의 마음을 돌리려고 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하지만 남씨는 바로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8일 사기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남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이날 경찰 조사에서는 이미 구속돼있는 전씨와의 대질 신문도 이뤄졌다.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이날 대질 신문이 시작하자 전씨는 “남현희와 단둘이 5분만 이야기하고 싶다”고 수사관에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남씨를 이같은 전씨의 요구를 거절했다.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된 뒤에는 경찰이 전씨와 남씨를 철저히 분리해 쉬는 시간에 따로 대화할 기회도 없었다.

정작 대질 신문 과정에서는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남씨는 전씨를 보자마자 “뭘 봐”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전청조씨가 지난 3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대질 신문의 주요 쟁점은 사기 행각의 ‘공모’ 여부였다. 남씨가 전씨의 범행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또는 남씨 역시 주도적으로 사기 행각에 개입했는지가 조사 대상이었다.

이에 대해 남씨는 공범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씨는 경찰 대질 신문을 앞두고 인스타그램에 ‘전청조의 거짓말’이라는 제목의 글을 여러 편 올리면서 억울함을 호소한 바 있다.

반면 전씨 측은 남씨가 범행을 알고 있었다며 공모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전씨의 변호인단은 조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씨가 이미 올해 3월부터 남씨에게 범행에 관해 이야기했다”며 “남씨가 전씨의 범행을 알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피해자 측과 의견이 같았다”고 주장했다.

남현희를 공범으로 고소한 펜싱 학부모는 “남씨와 전씨를 3, 4차례 함께 만났다”면서 “앱 개발 투자 얘기를 몰랐을 리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피해 학부모도 이날 대질 신문에 참여해 삼자대면이 이뤄지기도 했다.

전청조씨의 사기 공범 혐의를 받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가 8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질 신문 이후에도 신경전은 이어졌다.

남씨측 변호인은 9일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어제 대질조사 막바지 조서 열람 절차 진행 중 전씨가 변호인 소유 태블릿PC를 받아 약 15분간 이용했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비로소 사용을 멈추고 변호인에게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전씨가 이메일과 카카오톡 등을 통해 누군가에게 연락을 취했을 것으로 보인다. 범죄 증거 은닉을 지시하거나 범죄 수익을 어떻게 빼돌릴지 모의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전씨측 변호인은 “악의적인 명예훼손”이라며 반발했다. 전씨측 변호인은 입장문을 통해 “전씨가 이메일과 카카오톡 등을 사용한 일은 전혀 없다. 조사가 늦게까지 이어져 별도로 접견할 시간이 없었기에 변호인이 메모 앱에 질문을 남겨놓고 전씨가 그에 대한 답변을 기재한 것”이라며 “종이와 펜을 이용해서 필담한 것과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전씨는 10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강연 등을 하면서 알게 된 23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28억원가량을 건네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주로 해외 비상장 회사나 국내 애플리케이션 개발 회사에 투자를 권유하는 식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사기 범행에 대해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남씨가 전씨와 사기 범행을 공모했는지 여부는 경찰이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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