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경고 보낸 파월 의장 "추가 금리인상 필요시 주저 않겠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9일(현지시간)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경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금리 인상 종료 선언을 기대해왔지만, 파월 의장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준은 인플레이션 속도가 둔화하는 것에 고무돼 있지만, 모멘텀을 유지할 만큼 충분한 조처를 했는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며 현재 통화정책이 물가안정 목표 2%를 달성하기에 "충분히 제약적인지 자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일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밝힌 정책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최근 확인된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몇달간의 오름세인 지표로 인해 오판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2월 5.3%에서 최근 3.7%까지 완화된 상태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물가안정 회복을 위한 싸움은 갈 길이 멀다"면서 "2% 목표 달성을 향한 지속적인 진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경계했다. 여전히 물가가 언제든 다시 치솟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파월 의장은 시장에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3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4.9%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예상보다 강한 성장이 인플레이션과 싸움을 약화시킬 수 있고 통화 정책 대응이 더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는 총수요 증가를 억제하는 긴축정책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분기 GDP성장이 강한 소비가 뒷받침됐다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또 "더 강한 성장이 노동시장 수급 밸런스 회복, 인플레이션 하락의 추가 진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리스크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팬데믹 이전 저금리로 이어진 경제의 구조적 특징이 어느 정도 지속할 것인지 고려할 사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몇 년간의 경험으로부터 배움을 지속하고 그것이 가지는 통화 정책적 함의에 대해 살펴볼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프리 로치는 "파월 의장이 내년 금리 인하 전망에 너무 들떠 있는 투자자들에게 경고를 보냈다"며 "연준은 자신의 임무에 충실할 것이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되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 FOMC는 내달 12~13일에 열린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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