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규현 국정원장 교체, 후임에 김용현 경호처장 유력

김기정 2023. 11. 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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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현 국정원장의 교체가 임박했으며, 현재로선 그 후임엔 김용현 경호처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9일 여권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김 원장을 바꾸기로 결심했다”며 “김 원장이 윤석열 정부 초대 원장으로서 특유의 성실성을 바탕으로 국정원 재정비 작업을 원만하게 이끌었지만 이제 다른 강점을 지닌 인사가 국정원을 이끌 때라는 판단에 교체하기로 하고, 후임을 물색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른 여권 고위 관계자도 “교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 곧 교체될 전망이다. 새 국정원장 후보로는 김용현 경호처장,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 등이 거론된다. 사진은 1일 서울 내곡동 국정원에서 열린 국가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국정원 지휘부. 왼쪽부터 김남우 국정원 기조실장, 권춘택 1차장, 김 원장, 김수연 2차장. 국회사진기자단


교체 시기는 빠르면 이달말로 예상된다. 조만간 김 원장이 공무로 인한 출장이 예정돼있는데, 이를 다녀온 뒤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6월 김 원장이 국정원 내부 인사 파동에 휘말렸을 때 윤 대통령은 “국가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헌신해달라”며 재신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정부의 개편과 함께 결과적으로는 교체가 굳어지는 분위기다.

후임으로는 김용현 경호처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중이다. 여권 소식통은 "윤 대통령이 김 처장에게 이미 한 차례 국정원장을 맡아달라고 했지만, 김 처장이 고사했다. 하지만 그 때와는 국면이 바뀌었다"고 했다. 김 처장은 수도방위사령관과 합참 작전본부장 등의 핵심 요직을 거친 엘리트 군인이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2017년 별 셋을 끝으로 군복을 벗었다. 2021년 대선 캠프에 합류했고 대선 승리 후엔 국방부 장관으로도 거론됐지만, 윤 대통령의 뜻에 따라 초대 경호처장을 맡았다. 여권 관계자는 “모사드 같은 정부기관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는 변함없지만, 리더십을 갖고 대북ㆍ대공 정보를 다룰 적임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김 처장이 높게 평가받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처장이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라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새 수장을 맞을 가능성이 커진 국가정보원.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정통 외교관 출신인 그는 6자회담 수석대표와 외교부 차관 등을 두루 거쳤고, 북한 및 외교 현안에도 밝다.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큰 선배’ 격으로, 김대기 비서실장이나 조태용 안보실장 모두 “천 선배”라고 부른다고 한다. 지난 3월 김성한 전 안보실장이 물러날 때 안보실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본인이 고사했다. 52년생으로 70대이자 윤 대통령보다 8살 많은 점이 걸림돌일 수 있지만 평소 스키 등 운동을 즐겨 건강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한다. 정보 파트에 밝은 여권 관계자는 “여전히 전략적 사고가 강하고,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군에 대한 식견도 뛰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 성남 분당을 출마를 위해 사직을 앞둔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의 후임으로 거론되던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 임명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여권 관계자는 “최 전 함장에 대한 검증이 진행된 것은 맞지만, 보훈부 장관에 맞느냐는 안팎의 여론이 다수 전달됐다”며 “대통령실에서도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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