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감독 “그들은 역사의 패배자로 기록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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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대한민국 군인으로도, 인간으로도 자격이 없어."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에서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이 반란군을 막지 못한 뒤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을 바라보며 한 말이다.
"그들의 승리는 잠깐이고, 역사의 패배자로 기록될 것"이라는 생각을 밝힌 김성수 감독이 영화 속 전두광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었을까.
1979년 12월 12일 벌어진 12.12 군사반란을 처음으로 스크린에 옮긴 영화 '서울의 봄'이 오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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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간 공백 영화적 상상력 채워
두 캐릭터 간 심리전 두드러져
“넌 대한민국 군인으로도, 인간으로도 자격이 없어.”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에서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이 반란군을 막지 못한 뒤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을 바라보며 한 말이다. “그들의 승리는 잠깐이고, 역사의 패배자로 기록될 것”이라는 생각을 밝힌 김성수 감독이 영화 속 전두광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었을까.
1979년 12월 12일 벌어진 12.12 군사반란을 처음으로 스크린에 옮긴 영화 ‘서울의 봄’이 오는 22일 개봉한다. 그간 12.12 군사반란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콘텐츠는 2005년 MBC에서 방영됐던 드라마 ‘제5공화국’이 유일했다. ‘서울의 봄’은 10.26사태의 이면을 영화화했던 ‘남산의 부장들’ 제작사가 맡았다. 메가폰은 영화 ‘비트’와 ‘태양은 없다’ ‘아수라’를 만들었던 김성수 감독이 잡았다.
김성수 감독은 9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의 봄’을 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제가 19살 때 육군참모총장이 납치될 때의 총격전을 들었다. 총소리를 들은 겨울밤으로부터 44년이 지났는데도 ‘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길래 한국 현대사의 운명적 전환점이 됐나’하는 의구심이 제겐 출발점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의 오래된 숙제를 갈음해서 보여드린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한 1979년 10월 26일에서부터 시작된다. 전두광이 계엄법에 따라 합동수사본부장에 임명되는 것에서 시작해 군사반란 당일까지를 담는다. ‘서울의 봄’은 구체적인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군사반란을 막으려던 9시간의 공백을 사실의 토대 위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했다. 특히 인물들의 성격과 구체적인 행적은 영화적으로 창작했다는 설명이다.
김 감독은 “영화라는 건 창작을 통해서 새로운 영역으로 점화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게 창작으로 넘어가서 또다른 하나의 이야기가 될 때는 허구와 사실의 비율을 따지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래서 모티브가 된 실제 인물이 있음에도 이름을 한 글자만 바꾸거나 아예 다른 이름을 썼다고 했다. 그는 “역사 속 인물이라기보다는 제가 생각하는 그 인물들의 모습으로 가다 보니 이름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름과 가장 다른 이름으로 설정된 이태신은 그런 설명으로 본다면 허구의 인물에 가깝다. 정우성은 “감독님이 이태신이란 인물이 실제 사건에서 가장 먼 가공의 인물이라고 말씀해주셔서, 이 인물을 만들 때는 오히려 실제 수도경비사령관이었던 사람의 이야기를 더 배척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육군참모총장 정상호, 헌병감 김준엽 역을 맡은 이성민과 김성균도 모티브가 된 실제 인물보다는 대본 속에 존재하는 인물들을 충실히 표현하려 했다고 밝혔다.
아무리 허구적 설정이 개입됐다곤 해도 영화는 실제 역사와 같은 결말로 끝이 난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신군부에 끝까지 맞섰던 군인들의 시선에서 (영화를) 보면, 관객들이 반란군의 승리의 역사가 아니라 그들의 잘못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했다”고 의의를 밝혔다. 황정민은 “영화를 보고 나니 가슴에서 감정이 소용돌이를 쳐서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될지 몰랐다”며 “이 영화로 인해서 많은 관객이 영화관을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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