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 자신과 삶에 진심을
고단하고 힘겨운 나날의 연속이지만, 주신 일상을 사랑하며 그 소중함을 받아들이는 믿음이야말로 자신과 세상을 빛나게 한다. 소박한 행복은 내 주변 어디에나 담겨 있는 아름다움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넘어 존재의 가치와 고마움을 느낀다면 그게 곧 하나님 주신 영성이다. 살아 있다는 것과 살아내는 삶이 신비와 은총으로 가득 차 있음을 피해갈 수가 없다.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홀로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그것이 나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음을 금방 알게 된다.
자연의 수많은 생명들도 그럴진대 하물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은 말해 무엇하랴. 가까이 있는 사람은 가족이고 친구이며 이웃이다. 제게 있는 것의 가치를 모르고 그것을 무시하며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가장 불행하고 안타깝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종교와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잘 어울리며 평화롭게 살아야 하건만 어찌된 일인지 그들은 싸움에 익숙하다. 핍박과 고난이 많아서일까. 진리를 간직하고 지켜내기 위한 필수인가 생각해 보지만 그래도 그것이 신의 뜻일 수는 없다.
남을 정복하고 죽여 멸망을 가르치는 종교는 종교일 수 없다. 세상에서 무엇도 넘볼 수 없을 최고의 가르침이 종교여야 한다. 그 신앙을 가진 사람만이 아니라 울타리 밖의 누구에게나 적용될 가르침과 은혜를 주는 복음과 진리여야 한다. 기독교가 그러하다. 교회 안의 사람만이 아니다. 예수의 복음과 사랑은 온 세상에 열려 있고 누구나 언제나 은총을 입을 수 있다. 그러니 마땅히 생명을 존중하고 평화를 말하며 모든 것의 아름다움을 말해야 한다.
상징 없이 사는 것은 의미를 모른 채 사는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교회나 성당 또는 절에서 마주치는 것들은 진리와 영성의 상징물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진리와 영성의 실체는 어디에 있을까? 그건 우리 자신에게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삶의 자리와 존재하며 만나는 모든 사람들 사이에 감추어져 있다’고 말한 변상욱 기자의 말에 공감한다. 생명의 하나님은 그 귀한 것들을 숨 쉬지 않는 탑이나 십자가나 성화에 두지 않으셨다. 생명의 기운과 비밀을 안고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체들 안에 두셨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가치를 존중하며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모든 게 하나님의 것이고 그분의 사랑 안에 있기 때문이다. ‘두 아들이 있는 아버지’(눅 15:11∼32)에게 한 아들은 같이 있고 둘째는 집을 나갔다. 집에 있는 아들이 성도라 한다면 집 나간 아들은 탕자요, 돌아와야 할 아들이다. 둘 다 아버지의 아들이며 그 사랑 안에 있다. 결국은 깨닫고 돌아올 것이고, 집에 있는 아들 또한 아버지 마음을 잘 모르니 주의하고 헤아려 아버지 마음에 합한 자녀가 돼야 한다.
신앙인들은 허세와 자만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거룩한 성직이나 영험한 스승, 고결한 이념과 신조들을 시끄럽게 외치고 뽐내는 자들을 경계해야 한다. 우리 주님은 요란하지 않으셨다. 큰 소리를 내지도 않으셨고 조용히 당신의 일을 맞이하셨다. 하늘 아버지의 뜻과 역사를 알기 때문이다. 당신이 진리이셨고 생명의 주체이셨지만, 어떤 겁박도 없으셨다. 큰 소리보다는 작은 소리로, 거창한 말보다는 진실한 행동으로 주어진 길을 가셨다.
신앙공동체인 교회는 정치와 분리돼야 한다. 하지만 사회의 정의를 외치는 목소리, 창조세계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행동, 권력자의 교만과 월권을 꾸짖는 외침, 낮고 추운 곳을 향한 자비, 모두의 평화를 바라는 기도에서 교회는 절대로 정치와 분리될 수 없다. 팔레스타인의 수많은 아이와 여성을 비롯한 민간인이 희생당하는 걸 보면서 인간의 무지와 악행에 분노한다. 제 곁의 것을 사랑하고 품지 못하는 자는 일상의 행복은커녕 하나님의 나라를 눈곱만큼도 누릴 수 없다.
백영기 쌍샘자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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