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수사’ 검사 탄핵 이유는 스키장 이용 청탁
더불어민주당이 9일 ‘고발사주’ 의혹을 받는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탄핵소추안은 이날 곧바로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손 차장은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차장은 코로나로 인해 집합금지가된 스키장 리조트를 대기업 부회장의 조력을 받아 이용하는 등 청탁금지법 위반, 처가가 운영하는 용인CC에 선후배 등 동료 검사들의 예약을 부정하게 도와준 의혹 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선 탄핵소추안이 ‘거야(巨野) 국회’를 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까지 이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헌법 제65조 1항과 헌법재판소법 제48조 등에 따르면 탄핵 사유는 검사의 헌법이나 법률 위반이 직무 집행상의 행위와 관련이 있을 것을 요구한다. 사생활이나 정치적 무능력이나 공무원의 정책 결정상의 잘못 등은 소추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를 고려하면, 현재까지 민주당이 제시한 ‘검사 탄핵’ 사유만으로 헌재의 파면 결정을 끌어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헌법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또한 위헌·위법행위가 검사를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 위반행위인지 아닌지도 주요 요건이다.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판례(2004헌나1)에 따르면 당시 헌재는 “직무 행위로 인한 모든 사소한 법 위반을 이유로 파면해야 한다면 이는 피청구인의 책임에 상응하는 헌법적 징벌의 요청, 즉 법익형량의 원칙에 위반된다”며 “따라서 헌법재판소법의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때’란 모든 법 위반의 경우가 아니라 단지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의 경우를 말한다”고 했다.
부장판사 출신 B변호사는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 탄핵소추(2021년), 올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 모두 헌재에서 각하되거나 기각됐다”며 “다수 재판에 관여했거나 이태원 참사 책임 등 두 사건 탄핵소추 사유와 비교하면 검사들의 비위 의혹이 더 중대하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민주당의 검사 탄핵은 당 대표 수사에 대한 보복 탄핵이자, 검찰을 마비시키는 협박 탄핵, 당 대표에 대한 사법절차를 막으려는 방탄 탄핵”이라며 “앞으론 마음에 들지 않는 선고를 한 판사를 탄핵하려고 할지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탄핵하겠다면 검사를 탄핵하지 말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책임진 검찰총장을 탄핵하시라”고 말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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