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한평생 중도의 길 걷고자 노력”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9일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을 면담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조희대(66·사법연수원 13기) 대법원장 후보자는 “한평생 법관 생활을 하며 한 번도 좌나 우로 치우치지 않고 항상 중도의 길을 걷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9일 대법원에서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과 면담 직전 판결문을 통해 드러난 보수 성향을 지적한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불교 신자인 그는 “정해진 법이 없는 게 참다운 법”, 즉 ‘무유정법(無有定法)’이라는 불교 용어를 인용했다. 이어 “전에 대법관 취임사에서도 ‘우리 두 눈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보는 법’이라고 했다. (사법부 보수화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윤석열 대통령의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 제안을 고사했던 조 후보자는 수락 쪽으로 번복한 계기를 묻자 “중책을 맡기에 부족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수천, 수만 번 고사하고 싶은 심정이다. 사법부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와 국민에게 혹시 누를 끼치지 않을까 두렵고 떨리는 심정”이라고 답했다. 사법부의 신뢰 회복과 관련해서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 가서 사법부 구성원들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1957년생인 조 후보자는 2027년 6월 정년(70세)이다. 대법원장 임기 6년을 채우지 못하고 3년 6개월 만에 중도 퇴임해야 한다. 이에 대해 그는 “기간이 문제가 아니고 하루를 하더라도 진심과 성의를 다해 헌법을 받들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대법원으로 가던 도중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했다. 그는 방명록에 ‘안민정법(安民正法)’이라 적었다. 자신의 대법관 퇴임 기념문집 제목으로, ‘국민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도록 법을 바로 펴라’는 뜻이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