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내 “사병말고 장수가 앞장서야”…이재명에 불똥 튄 험지 출마론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띄운 ‘험지 출마론’ 불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도 향하고 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9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지도부부터 험지 출마를 하겠다는 각오로 해야 다른 의원이 설득되고 그런 거다”며 “사병보고 나가라고 하면 되겠냐, 장수가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7일에도 SNS를 통해 “‘친명 안방, 비명 험지’로 방향을 잡았다가는 총선에서 100석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며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험지 출마’ 요구는 지난 8일 이 대표가 내년 총선 인재 영입을 위한 당내 ‘인재위원장’을 맡기로 한 후 더 빗발치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8일 BBS 라디오에서 “기득권자 중에 민주당에서 가장 핵심은 이재명 당 대표다”며 “대표가 먼저 험지 출마를 결정해야 하고 결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정식·안민석 의원(5선), 우원식·정성호 의원(4선) 등 친명부터 결단하는 것이 바른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임미애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도 지난달 17일 아시아포럼 릴레이 정책 토론회에서 “‘경북이라는 험지에 이 대표가 출마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건의했지만 단칼에 의원들에게 거절당했다”며 이 대표의 경북 지역 출마를 권유했던 사실을 털어놓았다.
한편,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 중인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서 자신의 신간 『디케의 눈물』 사인회를 열었다. 조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시민 여러분 저의 책 사인회에 참석해주시고 이렇게 성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어 “여러 가지로 부족한 사람이 시민 여러분 성원 덕에 여기까지 왔다”며 “앞으로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말했다. 사인회 진행 도중엔 현장을 방문한 문 전 대통령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포옹했다. 사인회를 하던 자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양보하기도 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사인회) 계속하세요”라며 다시 자리를 양보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6일 “비법률적 방식으로 저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냐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재판 결과에 따라 내년 총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의 출마 가능성을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가운데 민주당 내에선 “자칫 수도권 전체 선거를 망칠 수 있다”며 역풍을 우려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김정재·현예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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