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실 30개'에 한숨 쉰 고희진 감독 "이러면 못 이겨, 쓸데없는 실점 많았다"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여자 프로배구 정관장이 2라운드 첫 경기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승부처 때마다 범실로 자멸하면서 현대건설에 밀려 3위에서 4위로 밀려났다.
정관장은 9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현대건설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26-28 26-24 21-25 16-25)으로 졌다.
이날 경기를 앞둔 정관장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1라운드를 4승 2패, 승점 11점으로 마치고 3위에 오르며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2라운드에서는 1위 흥국생명(6승 1패, 승점 18)과 2위 GS칼텍스(5승 1패, 승점 13) 추격이 목표였다.
때마침 2라운드 시작에 맞춰 '캡틴' 이소영이 복귀한 것도 호재였다. 지난 4월 어깨 수술을 받았던 이소영은 정식 경기에 투입될 수 있을 정도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이소영이 풀타임을 뛸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라면서도 코트 안팎에서 주장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정관장은 1세트부터 주춤했다. 1세트에만 12개의 범실을 쏟아낸 게 문제였다. 지아가 7득점, 공격 성공률 43.75%로 공격의 중심을 잡아줬지만 범실이 너무 많이 나왔다. 1라운드 MVP 메가까지 홀로 범실 4개를 기록하면서 흔들렸다.
현대건설과 1세트 듀스 접전을 펼친 점을 고려하면 12개의 범실이 정관장의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최근 연패 분위기가 침체됐던 현대건설의 기만 살려줬다.
2세트를 따내고 세트 스코어 1-1로 균형을 맞췄지만 3세트에 또 범실로 위기를 자초했다. 21-21 접전 상황에서 안예림의 서브 범실로 허무하게 동점의 균형이 무너졌다. 정관장은 이후 메가의 공격이 현대건설 양효진의 블로킹에 막혔고 흐름을 완전히 넘겨주면서 3세트를 현대건설에 뺏겼다.
정관장은 4세트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지아가 범실 5개로 흔들리자 걷잡을 수 없이 팀 전체가 무너졌다. 4세트 중반 11-19까지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게임이 완전히 기울었다.
정관장은 이날 현대건설전 패배로 정관장은 이날 패배로 현대건설(승점 13)에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내려갔다. 시즌 전적은 4승 3패로 같았지만 승점에서 밀렸다.
지아는 팀 내 최다 24득점을 기록했지만 개인 범실 8개로 웃지 못했다. 1라운드 MVP 메가 역시 20득점에도 범실 9개로 고개를 숙였다.
고희진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게 느껴진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서브 범실이 너무 많았다"며 "메가, 지아의 경우 공격 성공률은 경기 중 떨어질 수 있지만 승부처에서 서브 범실이 속출하면서 좋은 리듬이 자꾸 끊겼다"고 평가했다.
또 "1세트도 아쉽다. 우리가 범실로 게임을 현대건설에게 내준 거나 다름없다"며 "벤치에서 카운트를 해보니까 1세트에만 범실이 12개더라. 이러면 이길 수가 없다. 일단 분위기를 잘 추스르겠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고희진 감독은 이날 게임에 앞서 2라운드 초점을 선수들의 기복을 줄이는 데 맞췄다. 정관장은 선수단 구성과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은 만큼 퍼포먼스에서 롤러코스터 행보만 없다면 충분히 상위권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
그러나 2라운드 시작부터 상대가 잘해서가 아닌 자신들이 못해서 허무하게 패하는 경기가 나왔다. 게임을 운영하는 사령탑 입장에서는 머리가 더 아플 수밖에 없다.
고희진 감독은 "범실이 쓸데없이 너무 많이 나온다. 분위기를 타려고 하는데 범실 때문에 맥이 확 끊겨 버린다"며 "우리 선수들이 항상 많이 지적받는 부분이다. 훈련 때도 수없이 말하지만 결국 극복은 선수들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관장은 오는 13일까지 휴식과 훈련을 병행한 뒤 14일 장충체육관에서 GS칼텍스와 격돌한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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