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6000원 받고 대신 감옥갔다…방글라 빈민 현실

사진 셔터스톡

방글라데시에서 한국 돈으로 3만 6000원을 받고 사기죄를 지은 다른 사람 대신 감옥살이를 한 사연이 알려졌다. 이유는 '가난'이었다.

방글라데시 일간 더데일리스타가 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은 치타공 출신 차(茶) 상인 모지부르 라흐만이다.

모지부르는 수표 사기사건으로 유죄선고를 받은 나시르 아흐메드 대신 복역했다.

실제 수감 기간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모지부르는 나시르에게 대신 복역하는 대가로 3천타카(약 3만 6000원)를 받았다. 이 사실은 지난 3월 차토그람(옛 치타공) 교도소 당국에 적발됐다.

모지부르는 사기 및 위증죄로 고발됐다.

교도소 당국은 올해 들어 수감자들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런 사례 13건을 적발했다. 이들 대역자(代役者) 13명 가운데 2명은 아직 수감된 상태이고 나머지는 보석으로 풀려났다.

교도소와 법원 소식통들은 현지 매체에 "한 무리의 부정직한 변호사들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니라 베굼이라는 방글라데시 여성도 모지부르와 비슷한 사례다.

모니라는 마약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수감된 세누와라 베굼이라는 여성 대신 형(刑)을 살고 있다가 적발됐다.

모니라가 세누와라가 아니라는 사실은 교도소 당국이 세누와라의 지문을 채취해 주민등록 관리청 컴퓨터 서버에 저장된 기록과 맞는지 대조해보면서 밝혀졌다. 모니라 역시 세누와라에게 돈을 받고 대신 감옥살이 중이었다.

현지 매체는 "이번에 적발된 대부분의 대역자는 빈민들"이라며 "적게는 3000타카(3만 6000원)에서 많게는 1만5000타카(약 18만원)의 대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