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개딸' 사진 올려 경고…"이런 행동이 당에 도움 되겠나"

김홍범 2023. 11. 9.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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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게재한 글. 사진 엑스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강성 지지자들의 과격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이 대표는 9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이라면 생각해 보십시오. 이런 과한 행동이 민주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라는 지적과 함께 지난 7일 비명(비이재명)계 김종민 의원의 지역구(충남 논산) 사무실 앞에서 벌어진 비난 시위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시했다.

당일 소위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자들은 ‘오래된 수박 김종민 응징 집회’를 열고 수박 모양 모자를 쓴 채 ‘민주당에서 꺼져라’ ‘김종민, 넌 역적이다’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충남 논산시에 있는 김종민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응징 집회'를 벌였다. 사진 유튜브 캡처

수박은 민주당 내 비명계 인사들을 비하할 때 쓰이는 말이다. 이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비명계 인사들이 민주당의 외형과 달리 속은 국민의힘에 가깝다는 뜻이다. 이날 길가에는 ‘내게 한발의 총알이 있다면 왜놈보다 나라와 민주주의를 배신한 매국노를 백번 천번 먼저 처단할 것이다’라는 현수막까지 걸렸다.

지난달 24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위치한 이원욱 의원 사무실 앞에 걸려 살해 위협 논란이 일었던 것과 같은 현수막이다. 시위 참가자들은 김 의원의 사무실 안까지 진입을 시도했지만 문이 닫혀 있었다.

이 대표의 글은 이날 오후 8시 25분쯤 게시됐다. 이례적으로 늦은 시각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낸 데에는 지지자들의 행동이 수위를 넘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그동안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어, 당 대표 중심 체제, 사당화 완성에만 집중했다. 거기에만 정신을 쏟고 다른 소리를 내면 ‘수박’이라고 탄압한다”고 비판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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