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여의도·목동 ‘신통기획’ 재건축…재개발은 ‘사통팔달’ 노량진·한남 주목 [2024 대예측]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3. 11. 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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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부문

올 하반기는 탄탄한 주택 수요가 어느 정도 증명됐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올 상반기까지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기는 했지만, 얼마 안 가 다시 주택 거래가 증가하는 양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다고까지는 말하기 어렵다. 미국발 고금리 기조는 앞으로도 한동안 주택 시장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이런 외부 요인을 국내 정책으로 상쇄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2024 대예측’에서는 내년 아파트값은 큰 폭으로 하락할 요인은 제한적인 데 반해, 아파트값이 오를 만한 요인은 산적해 있다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아파트값 계속 오른다?

탄탄한 수요…공급은 여전히 부족

내년 아파트값이 선방할 거라는 전망의 근거로 우선 주택 수요가 여전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적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도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전년보다 증가했다. 특히 빌라나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발생한 전세사기 여파로 아파트, 특히 대단지 아파트에 대한 선호는 더욱 높아졌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가와 청약 경쟁률이 상승하는 것과 정비사업에 고밀 개발을 적용하는 것 등도 결국은 아파트를 선호하는 주택 수요에 부응하려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택 공급은 여전히 부족하다. 부동산인포가 부동산R114 데이터를 가공한 통계를 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한 해를 통틀어 8259가구(임대 포함)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1990년 이전을 포함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은 입주 물량이다. 이런 입주 기근은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에서 연내 분양을 마치고 향후 4년 내 입주민을 받는 아파트는 다 합쳐도 3만7564가구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대부분 2025년(2만5710가구)에 몰려 있고 2026년과 2027년 입주는 각각 1728가구, 1867가구로 쪼그라들어 2년 연속 2000가구를 밑돌 예정이다. 올해 1~9월 서울 월평균 입주 물량이 2609가구였던 점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물량이다.

여기에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가 또 언제, 어느 수준까지 오를지 모른다는 점 등 대내외 불확실한 환경은 자연스레 아파트 등 국내 주택 건설 시장을 위축시킬 전망이다. 건설 부문 전반에서 투자가 감소하면 주택 착공 물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미래에 입주할 신축 아파트가 감소한다는 의미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정비사업을 활성화시켜 주택 공급을 늘리려는 노력은 정부 차원에서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수요는 많은데 집 지을 땅이 부족한 서울에서는 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통해 신속하게 공급 속도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

눈여겨봐야 할 투자처는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이 적용되는 정비사업 구역들이다. 신속통합기획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정비사업 절차를 ‘통합’해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하는 제도다. 시가 정비계획과 건축설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이를 준수하는 수준에서 정비계획을 입안하면 바로 통과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정비계획과 지구단위계획을 동시에 수립하는 등의 방식으로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심의 과정도 짧아진다. 사업 과정에서 임대주택 등 공공성을 높일 경우 서울시가 각종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서울시는 2023년 말까지 총 75곳에 대한 기획을 마치고 22곳을 정비구역으로 지정하며, 내년까지는 75곳에 대한 정비구역 지정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랜 기간 사업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표류했던 곳부터 이제 막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 사업이 확정된 곳까지 신통기획을 신청하며 빠르게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압구정과 여의도, 목동 등 오랜 기간 사업이 정체됐던 주요 지역에서 정비사업을 지원하고 있어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 예정지에 대한 관심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주택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매경DB)
서울 재건축·재개발 눈길

규제 완화·사업 속도 기대

올 들어 급물살을 탄 압구정동 재건축은 내년에도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지역이 될 전망이다. 1970~1980년대 지어진 압구정2~5구역은 2023년 7월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최고 70층, 용적률 300% 등을 적용하게 됐다. 압구정2구역과 4구역은 설계 업체를 최종 선정했고, 5구역도 설계 공모를 내고 설계 업체 선정 준비에 착수했다.

여의도동 재건축도 신속통합기획에 신청하면서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시범아파트는 지난해 11월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돼 용적률 351%, 최고 65층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여의도 한양아파트도 2023년 1월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돼 여의도 재건축 추진 단지 중 가장 빠르게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학부모 선호도가 높은 목동신시가지에서는 7·8·10·12·13·14단지 등 총 6개 단지가 신통기획을 추진하고 있고, 9·11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단지들의 안전진단이 모두 끝난 상태여서 본격적인 사업 추진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압구정, 여의도, 목동 같은 인기 재건축 지역은 여전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주택 매수인이 2년 이상 직접 실거주하지 않으면 매매를 할 수 없다.

당분간 실거주할 의사가 없다면 경매를 갭투자 수단으로 활용해볼 수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을 살 경우 매수인이 의무적으로 해당 주택에 2년 이상 거주해야 하고 갭투자도 불가능하지만, 경매를 통해 주거용 부동산을 낙찰받은 경우에는 세입자를 받을 수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해도 실거주 의무 역시 면제돼서다.

한편, 새해에는 재개발 시장도 주택 시장 분위기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서남부권 요지로 꼽히는 동작구 노량진뉴타운, 용산구 한남뉴타운을 눈여겨볼 만하다.

노량진뉴타운은 광화문, 강남, 여의도 등 도심 접근성이 좋은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지하철 1·7·9호선이 가깝고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서부간선도로, 강남순환도로 등으로 진입하기도 좋다. 새절역~서울대입구역을 잇는 경전철 서부선(2028년 개통 예정)은 노량진역과 장승배기역을 지난다.

구역별로 보면 당장 노량진6구역이 내년 일반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1499가구 규모 신축 단지로 탈바꿈한다. 2구역에는 421가구 규모 주상복합 단지가 들어선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6구역과 2구역이 이르면 2026년 입주를 완료해 인근 부동산 시장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량진1구역과 3구역도 눈길을 끈다. 지하철 1·9호선 노량진역 역세권인 데다 일부 가구는 한강 조망도 가능해서다. 1구역은 노량진뉴타운에서 사업 속도가 가장 느리지만 13만2118㎡로 사업 면적이 가장 넓다. 3구역은 일반분양 비율이 높아 사업성이 좋다.

한남뉴타운에서는 3구역이 관리처분인가를 통과한 상태로, 지난 10월 30일부터 주민 이주를 시작했다. 이주하는 8300여가구 중 세입자가 약 6500가구로 상가 세입자 손실 보상 절차 진행 등 대규모 이주임을 감안해 2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 후에는 일반분양 채비에 나서게 된다. 재개발을 통해 지하 6층~지상 22층 높이의 공동주택 197개동, 총 5816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외에 한남뉴타운에서는 2·4·5구역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3호 (2023.11.08~2023.11.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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