ℓ당 22.1 ㎞ 가공할 연비… 옵션 추가땐 비싼 몸값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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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서울 마포구에서 경기도 파주까지 56분 동안 36.9㎞를 주행했다.
자동차 기사를 쓴 지난 2년 동안 약 50종의 차량을 시승했는데 이보다 높은 연비를 기록한 차량이 있었던가.
왕복 약 120㎞를 주행한 뒤 확인한 최종연비는 ℓ당 22.1㎞였다.
다만 연비를 앞세운 차량인 만큼 빠르게 치고 나가는 느낌은 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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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서울 마포구에서 경기도 파주까지 56분 동안 36.9㎞를 주행했다. 계기판에 찍힌 연비는 ℓ당 26.2㎞였다. 일부러 연비주행을 한 것도 아니었다. 자동차 기사를 쓴 지난 2년 동안 약 50종의 차량을 시승했는데 이보다 높은 연비를 기록한 차량이 있었던가. 기아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 하이브리드가 주인공이다.
왕복 약 120㎞를 주행한 뒤 확인한 최종연비는 ℓ당 22.1㎞였다. 계기판에는 아직도 700㎞ 이상 더 달릴 수 있다고 표시돼 있었다. 유지비가 부담스러운 고유가 시대에 니로 하이브리드는 연비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0월 니로의 판매량은 2만630대로 약 20위권이다. 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이유를 꼽자면 가격이다. ‘소형’ 차급인데 최상위 트림에 옵션을 대거 넣으면 4000만원에 육박한다.
소형이지만 작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전장(차의 길이) 4420㎜, 전폭(차의 폭) 1825㎜, 전고(차의 높이) 1545㎜다. 트렁크 적재 용량도 451ℓ로 부족하지 않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완전히 평평해져 성인 2명이 누울 수 있다.
요즘 대세인 얇고 긴 라이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헤드램프는 북두칠성을 닮았다. 뒷좌석 유리와 트렁크를 연결하는 기둥인 C필러가 차체와 조금 떨어져 있었다. 이 아래로 공기가 흘러 지나갈 수 있도록 한 건데, 이렇게 하면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된다.
내부 공간도 넉넉했다. 뒷좌석에서 다리를 꼬았는데 무릎이 앞좌석에 닿지 않았다.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겨 시동 버튼을 눌렀다. 전자동 버튼으로 시트 위치를 조절한 뒤 서서히 가속 페달을 밟았다. 운전석 앞창에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현재 속도와 가야 할 방향 등을 안내했다. 준중형급 이상에만 들어가던 주차 보조 기능이 탑재됐다. 원격으로 차를 앞·뒤로 이동시킬 수도 있다. 소형 SUV에선 귀한 전동 트렁크도 장착했다. 비가 내리는 정도에 따라 와이퍼를 조정하는 레인 센서도 들어갔다. 차급은 소형이지만 있을 건 다 있었다.
핸들은 가볍게 돌아갔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코너를 돌 때도 쏠림 현상이 거의 없었고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에도 크게 덜컹거리지 않았다. 다만 연비를 앞세운 차량인 만큼 빠르게 치고 나가는 느낌은 덜했다. 시속 120㎞ 이상으로 속도를 올리려고 하면 차가 살짝 힘에 부쳐 했다. 엔진회전수(RPM)가 치솟자 거친 숨소리를 토해냈지만 거슬리진 않았다. 가격을 제외하면 딱히 빠질 데 없는 차량이다.
이용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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