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 비난 이면에 도사린 우리 사회 여성 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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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카페'는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이 육아, 교육, 지역, 살림 등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든 인터넷 커뮤니티다.
혼자서 육아를 책임져야 하는 현실, 사교육 등 자녀 교육에 대한 고민, 거짓 후기와 과대 광고에 대한 불신 등이 엄마들을 맘카페에 접속하게 만든다.
저자는 맘카페가 집중 공격을 받는 것은 일부 행태 때문이라기 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 혐오, 엄마 혐오, 아이 혐오 때문이라는 날카로운 분석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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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섭 지음
사이드웨이, 324쪽, 1만8000원
‘맘카페’는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이 육아, 교육, 지역, 살림 등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든 인터넷 커뮤니티다. 2000년대 중반 처음 등장해 가장 중요한 인터넷 공동체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맘카페는 인터넷 혐오 문화의 주된 표적이기도 하다. 맘카페에는 ‘맘충’, 이기적인 모성 공동체, 갑질, 가짜뉴스 같은 부정적 단어들이 들러붙어 있다. “너무 정치적”이라거나 “너무 상업적”이라는 비판도 받는다.
‘맘카페라는 세계’는 이 문제적이고 논쟁적인 공간을 속속들이 보여준다. 저자 정지섭은 은행에서 일하다 아이를 키우느라 전업주부가 된 경우로 5년 넘게 수도권 지역의 맘카페 운영자로 활동했다.
저자에 따르면 맘카페가 번성하는 이유는 이 시대 엄마들의 불안과 고립 때문이다. 혼자서 육아를 책임져야 하는 현실, 사교육 등 자녀 교육에 대한 고민, 거짓 후기와 과대 광고에 대한 불신 등이 엄마들을 맘카페에 접속하게 만든다. 저자는 “맘카페는 1차적으로 엄마를 고립시키지 않기 위한 공간으로서 강력한 의의를 가진다”고 평가한다.
책은 맘카페의 정치성과 상업성에 대해서도 다룬다. 가장 놀라운 부분은 맘카페 혐오를 다룬 뒷부분이다. 저자는 맘카페가 집중 공격을 받는 것은 일부 행태 때문이라기 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 혐오, 엄마 혐오, 아이 혐오 때문이라는 날카로운 분석을 내놓는다.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브런치나 즐기면서” “애 있는 게 무슨 벼슬인가” 같은 말들이 대표적이다.
이제 자녀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서로를 혐오하고, 아이들의 실수조차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 엄마는 아무도 되고 싶어하지 않는 존재가 되었고, 어느 공간에서나 아이가 존재하지 않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책은 맘카페 혐오에 숨어 있는 우리 시대의 무서운 퇴행을 서늘하게 드러낸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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