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크리스마스 장식 전쟁 시작…‘인증샷 맛집’은 어디

최은경, 최선을 2023. 11. 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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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벽의 크리스마스 장식. 사진 신세계백화점


주요 백화점과 테마파크들이 ‘크리스마스 장식’ 경쟁에 돌입했다. 매해 겨울이면 크리스마스 장식 주변이 시민들의 ‘인증샷 성지’로 주목받으면서 업계가 자존심을 걸고 건물 내·외관 장식에 나서는 모습이다.

9일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회현동 본점 미디어 파사드를 비롯해 전국 매장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점등한다고 밝혔다. 올해 본점 미디어 파사드는 375만 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칩을 사용한 역대 최대 규모다. 주제는 ‘신세계 극장’으로 금빛 사슴을 따라 상상 속 크리스마스 세상으로 떠나는 장면이 외벽에 펼쳐진다.


LED 칩 늘리고, 배경음악도 직접 작곡


신세계 본점은 이날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오후 5시30분부터 10시30분 사이에 4분 분량의 크리스마스 영상을 반복 재생한다. 꼬마 병정과 루돌프, 밤하늘을 달리는 선물 기차, 자체 캐릭터인 ‘푸빌라’가 등장한다. 음악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2번과 크리스마스 캐럴을 바탕으로 신세계가 국내 작곡가와 협업해 직접 편·작곡했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벽의 크리스마스 장식. 사진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과 신관을 잇는 연결 통로는 ‘크리스마스마켓’ 거리로 꾸몄다. 회사 측은 “지난해 사용한 LED칩 350만 개와 철골 구조물을 재사용해 자원 절감에도 신경 썼다”고 밝혔다.

점포별로도 개성을 강조한다. 강남점은 외벽에 반짝이는 은하수를 띄웠으며, 경기점은 죽전역과 사잇길에 크리스마스 게이트를 조성했다. 타임스퀘어점과 대구점, 광주점 등에서는 아이스링크를 뛰노는 푸빌라를 볼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전광판에도 본점 외벽에 나오는 크리스마스 영상을 15초가량 내보낸다. 유나영 신세계백화점 VMD 담당은 “크리스마스 장식을 기다려주신 고객들께 한 편의 공연을 선사한다는 마음으로 1년 가까이 정성을 다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설치된 대형 트리. 사진 롯데물산

크리스마스 정원에서 즐기는 회전목마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는 크리스마스 정원이 펼쳐진다. 타워를 운영하는 롯데물산은 10일부터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빛을 내며 날아온 크리스마스 편지를 시작으로 소원이 이뤄지는 마법 같은 이야기를 테마로 ‘원더 위시 가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곳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된다. 정문에 바로크풍의 문을 설치해 유럽의 정원을 떠올리게 한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이 은하수처럼 쏟아진다. 정문을 지나면 나오는 미로 정원에서는 볼록거울을 활용해 크리스마스 정원을 한 장의 사진에 담을 수 있다. 19m 높이의 커다란 ‘빅 위시 트리’는 5000여 개의 조명과 2500여 개의 장식, 200여 장의 편지로 꾸몄다. 오후 5시30분이면 트리에 불이 켜지고, 크리스마스 캐럴에 맞춘 라이트쇼가 시작된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설치된 회전목마. 사진 롯데물산


지난해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된 2000여 개의 조명으로 장식한 회전목마도 다시 만날 수 있다. 롯데월드타워나 롯데월드몰에서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한 영수증을 제시하면 2인까지 무료로 탈 수 있다. 운영 시간은 오후 10시까지다. 롯데월드타워 외벽과 에비뉴엘 정문에서는 크리스마스 요정 ‘똔뚜가’ 편지를 가져오면 소원이 이뤄지는 이야기를 담은 미디어 콘텐트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스페인 작가 줄리아 사르다 포르타벨라와 협업했다.

신현학 롯데물산 디자인 책임은 “올해 크리스마스 연출은 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스토리를 담은 것, 공간 체험형 콘텐트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크리스마스 장식은 현대백화점이 지난 1일 가장 먼저 공개했다. 동화 ‘해리의 꿈의 상점’을 테마로 유럽의 작은 공방들이 모여 있는 골목길을 만들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에 골목길 콘셉트로 꾸며진 크리스마스 장식. 사진 현대백화점

장식 기간 중 식당가 매출 70% 늘어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5층에 ‘H빌리지’를 설치해 3300㎡(약 1000평) 규모의 크리스마스 마을을 구현하고, 11m 높이의 대형 트리를 선보였다. 골목길 콘셉트를 살려 우체국과 케이크 숍, 호두까기 인형존 등을 연출했다. 고객이 몰릴 것을 대비해 안전관리 인원을 평소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하고, 주말 등에는 웨이팅 시스템을 운영해 입장 인원을 관리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3일 본점과 잠실점 등 5개 점을 시작으로 크리스마스 테마를 적용했다. 지난해엔 서울 소공동 본점은 외관에 길이 100m의 대형 구조물과 쇼윈도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 기간에 본점 식당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해 70% 올랐다. 정의정 롯데백화점 비주얼부문장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테마가 많은 사랑을 받아 이번엔 연초부터 연출 준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외벽의 크리스마스 장식.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는 올해 ‘소망’을 주제로, 연말이면 편지로 안부를 전하던 감성을 비주얼로 풀어냈다. 비주얼에 이야기를 더하기 위해 정세랑 작가와 손잡았다. 주인공이 편지를 배달하는 크리스마스 요정 ‘똔뚜’와 만나 일어나는 꿈 같은 이야기를 선보였다. 본점 앞 100m가량 거리를 ‘소공 에비뉴’로 꾸미고, 정문에는 ‘편지 상점’을 연출했다.

쇼윈도는 지난해보다 4개 늘린 9개를 운영해 ‘움직이는 피규어’ ‘크리스마스 선물 상품’ 등을 배치했다. 본점 영플라자 외벽에 설치된 대형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서는 크리스마스 테마의 애니메이션도 상영한다.

최은경·최선을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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