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후 더 짙어졌다… 기미 치료 만만치 않은 이유
◇기미, 자외선‧호르몬‧스트레스 등이 원인
기미는 광대뼈‧뺨‧코 등에 갈색 또는 진 갈색 반점이 나타나는 색소 질환이다. 주원인은 자외선이다. 햇빛의 자외선은 피부에 있는 색소 중 검은 색소인 멜라닌을 형성하는 멜라닌 세포를 자극해 기미를 형성한다. 이 외에도 기미는 ▲유전적 소인 ▲여성호르몬 ▲스트레스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특히 기미는 중년 여성들의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석준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멜라닌세포의 기능이 점차 감소하는데, 햇빛에 자주 노출되는 부위는 지속적으로 자외선의 자극을 받아 멜라닌세포의 기능이 비교적 잘 유지되기 때문에 나이가 들며 유병률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피층 재생시키는 레이저 치료가 효과적
기미는 피부 깊숙한 진피층부터 표피층까지 고르게 분포된다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색소 침착의 깊이, 형태 등을 정밀 진단 후 레이저를 쏘아 치료하는 게 효과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미를 단지 색소의 문제보다는, 조직학적으로 혈관 확장 및 노화된 섬유아세포, 일광탄력섬유증 등으로 발생하는 광노화 질환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기미 레이저 치료 방식 역시 과거와 달라졌다. 과거에는 단지 색소만 파괴하고 없애는 방식이었다면, 요즘의 기미 치료는 색소도 파괴하면서 레이저를 통해 피부 진피 쪽을 재생시키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기미가 생겼다는 건 진피 쪽의 혈관이 늘어나 있고, 염증 반응도 있는 것”이라며 “진피 회복을 위해 복합적인 레이저, 고주파나 초음파 등을 사용하거나 부스터를 침투시켜 피부 진피층을 정상화시키는 것으로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 결국 피부 재생이 원활해져 색소침착도 덜 되고, 햇빛으로 인한 손상도 억제시켜주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이상준 원장(전 대한피부과의사회 회장) 역시 “기미를 치료할 때는 혈관을 타겟으로, 진피나 혈관 환경 등을 개선해서 결국 기미가 치료되게 하는 형태로 레이저를 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미 레이저 치료의 장점은 피부 재생으로 기미뿐만 아니라 피부 톤, 피부 결, 모공 등이 전반적으로 개선돼 효과가 훨씬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미는 단 한 번의 레이저 치료로 없어지진 않는다. 보통 10번씩 치료 프로그램을 짜는데, 처음에는 1~2주 간격으로 꾸준히 치료받고 점차 기간을 늘려 치료받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기미 치료, 부작용은 없을까? 전문의들은 기미 치료를 너무 과도하게, 세게 하면 오히려 색소 세포를 자극해 기미가 더 짙어질 위험이 있다고 말한다. 주변 부위보다 색이 하얘지는 탈색 현상이 나타나거나 얼룩질 가능성도 있다. 즉, 기미는 피부를 달래가며 보수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상준 원장은 “기미 레이저 치료를 할 때도 아주 약한 에너지의 저출력 레이저만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물론, 실력 있는 피부과 전문의에게 기미 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임이석 원장은 “주변 지인이 좋아졌다고 그대로 치료받으면 오히려 기미가 더 짙어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사람마다 나이, 피부타입, 피부색, 예민도 등이 다 다르기 때문에 꼭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 후 그에 맞춰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미 치료의 가격 또한 각자 차이가 있다. 기미의 정도, 레이저와 약물치료가 어떻게 들어가는지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대략적으로는 1회 치료에 10~30만 원 정도, 10회면 100만 원 이상이 기본이다.
◇기미 크림, 효과 있어도 오남용‧장기 사용 안 돼
한편, 부담되는 레이저 치료 대신 기미 크림을 구입해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기미 치료 크림의 주요 성분은 ‘하이드로퀴논’이다. 미백 효과가 있는 하이드로퀴논은 피부 착색의 원인인 멜라닌 색소 생성을 억제해 기미를 옅게 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일반의약품 기미 크림을 사용하면 색소가 옅은 기미, 생긴지 얼마 안 된 기미를 옅게 해주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알려졌다. 다만, 심한 기미나 발생한 지 오래된 기미 등은 기미 크림으로 확실한 효과를 보는 건 쉽지 않다. 또한 기미 크림은 효과가 있다고 해도 자주 사용하거나 오래 사용해서는 안 된다. 임이석 원장은 “기미 크림은 장기 사용하면 기미가 더 짙어지거나 탈색 현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한정 기간 바르다 끊고, 필요하면 다시 바르는 등 피부와 건강 상태를 봐 가면서 발라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기미 크림을 쓸 때는 일반의약품이라도 전문의와 상담 후 상당히 주의해서 사용하는 게 좋다.
◇재발 쉬운 기미, 겨울에도 자외선 차단제 발라야
사실 기미 치료에는 ‘완치’라는 개념이 없다. 치료하더라도 재발이 흔한 질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에도 예방과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치료를 한 뒤에는 보습크림 등 보습제를 잘 발라 촉촉하게 해주는 게 좋다. 또한 중앙대병원 피부과 석준 교수는 “기미의 가장 중요한 예방법은 가능한 햇빛 노출을 피하고, SPF 30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겨울이라고 해서 예외는 없다. 노화를 촉진하는 자외선 A는 여름과 겨울의 차이가 별로 없고 유리창을 통과해 실내에서도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외출 30분 전에는 모든 노출 보위에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피부를 보호하고, 외출 후에도 3~4시간 간격으로 덧바르는 게 좋다. 또한, 스트레스로 인해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길 때도 기미가 심해질 수 있는 만큼, 평소 적절한 휴식과 수면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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