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뽀' 함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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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9월 2~7일, 씨알재단(이사장 김원호)이 주관한 '일본 관동대학살 100주기 추모제'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관동대학살은 1923년 일본 관동대지진 때 일본 관헌과 민간인들이 재일조선인을 무참히 살해한 사건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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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9월 2~7일, 씨알재단(이사장 김원호)이 주관한 '일본 관동대학살 100주기 추모제'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관동대학살은 1923년 일본 관동대지진 때 일본 관헌과 민간인들이 재일조선인을 무참히 살해한 사건을 말합니다. 학살 당한 대부분이 먹고 살 길을 찾아 현해탄을 건넌 일용직 노동자에, 부두 하역 잡부들, 그리고 그 식솔들이었다고 하니 그야말로 씨알(민초)이었을 뿐인데... 가슴이 아리고 눈물이 납니다. 그 원혼들을 달래기 위해 치른 5박 6일간의 추모제 동행기를 쓰고자 합니다. <기자말>
[신아연 기자]
▲ 관동대학살 100주기 추모제가 열린 도쿄 아라카와 강변 |
ⓒ 신아연 |
(* 지난 기사, '쥬고엔 고쥬센'을 말하라에서 이어집니다)
진인사 대천명,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요즘처럼 절실히 다가오는 때가 없습니다. 사람 속에서 자주 감동을 합니다. 하늘의 도움을 얻는 사람들, 하늘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 중에 함인숙 목사님이 있습니다.
"이번 추모제는 함 목사니까 했다. 다른 사람은 못한다."
씨알재단의 자체 평가입니다. 도대체 함 목사가 어떻게 일을 했기에? 한마디로 '무대뽀'지요. 무대뽀 기질, 그거 우습게 보시면 안됩니다, 여러분.
저도 그런 기질이 있어서 압니다. 하늘이 도우실 거란 배포나 배짱이 없이는 결코 덤빌 수 없다는 것을. 진정한 무대뽀는 하늘의 뒷배를 든든히 두른 사람만이 부려볼 수 있는 기질이지요. 내가 발을 내딛기만 하면 나머지는 하늘이 이뤄주실거라고 '탁' 믿는.
"추모제를 하겠다고 구청에 허가를 받으러 갔지요. 처음에는 아예 안 된다고 했어요. 추모제를 허락할 수 없다는 거였죠. 왜 안되냐고? 우리가 우리 조상 제사 지내겠다는 데 뭐가 문제냐고 처음에는 따지고 나중에는 떼를 쓰다시피 했지요. 나는 일본 말을 못하니 가서 통역을 데려와라, 내가 하는 말이 어디 틀렸나 자세히 들려 줄테니."
이런 식이었던 거죠. 답답한 사람이 우물을 파는 게 아니라 우물을 파서 내 앞에 대령하라는 식. 아예 드러누울 각오로. 언제까지? 허락해 줄 때까지! 무대뽀의 어원은 일본말 무뎃포(無鐵砲) 아닙니까. 마침 일본에 갔으니 제대로 부려보는 거죠. 그렇게 관할 스미다 구청과의 한판 승부, 결국 허가를 받아내고야 말았지요.
"들여다 볼수록 신기해요. 추모제 허가가 나고 장소로 내 준 땅이 맨 오른쪽 분홍색 작은 동그라미 친 곳이었죠. 근데 거긴 풀이 사람 키만큼 자라나 있어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다시 구청을 찾아가 2일에 일본사람들이 행사한 다리 밑을 우리도 사용하게 해 달라고 하니 그건 국가 관리 부지라 안 된다는 거예요. 한참을 고심하더니 그 옆 공원 전체를 다 내준 거예요. 일이 되려고 하니 그렇게 풀리더라고요. 다리 밑보다 훨씬 더 아늑한 장소로."
▲ 도쿄 관할구청에서 발급한 한국인 추모제 행사 허가서 |
ⓒ 함인숙 |
▲ 관동대학살100주기 추모제에 쓸 상여 제작용 목재를 배경으로 잠시 쉬고 있는 함인숙 목사 |
ⓒ 함인숙 |
▲ 2023 09 03 관동대학살 100주기 추모제에 사용될 상여를 만드는 모습 |
ⓒ 신아연 |
(* 다음 기사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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