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효과 '1일천하'? 치솟았던 증시 거래대금, 결국 제자리
개인투자자가 열광한 ‘공매도 금지 조치’의 주가 부양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숏 스퀴즈’(가격 하락에 베팅한 숏 포지션이 청산될 때, 손실을 줄이기 위한 매수가 생기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의 약발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공매도 관련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공매도 금지가 시행된 지난 6일 하루 동안 공매도 잔고 수량은 5% 증발했다. 공매도 잔고 금액은 오히려 늘어났지만, 이는 2차전지 종목 등이 상한가를 친 데 따른 ‘착시효과’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패닉 숏 커버링’은 끝난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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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공매도 잔고 5% 증발
8일 공개된 통계에 따르면 공매도 잔고는 금지 첫날(6일) 수량 기준으로 5% 가까이 증발했다. 지난 6일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 공매도 잔고 수량은 4억2162만주로 집계됐다. 공매도 금지 직전 거래일인 지난 3일(4억4263만 주)과 비교하면 2101만 주 감소했다.
다만, 전체 공매도 잔고 금액은 1조4010억원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측은 이런 현상에 대해 “금액이 늘어난 건 새로운 공매도 포지션 증가가 아닌 주가 상승으로 인한 평가 금액이 증가한 영향”이라며 “공매도 잔고는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공매도는 일정 액수 이상이 돼야 ‘보고 의무’가 생겨 통계로 잡히기 시작한다. 지난 6일 주가 상승으로 보고 의무가 없던 기존 보유자까지 잡히게 되며 ‘착시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더 많은 잔고가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
공매도 금지 첫날 공매도 잔고가 대폭 줄며 ‘숏 스퀴즈’로 인한 주가 상승효과는 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김대준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3일이 지났고 주가가 계속 올랐다면 분위기를 탔을 수도 있지만 이미 소강상태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예측하지 못했던 조치에 반응했던 지난 6일의 ‘패닉 숏커버’ 현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6일 주가가 많이 올랐던 2차전지 종목의 잔고도 일제히 줄었다. 에코프로비엠(5.16%→5.02%)과 에코프로(6.75%→6.44%), LG에너지솔루션(1.48%→1.32%) 등에서 모두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차전지 숏커버링은 대다수 진행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차잔고 상환비율이 높으면서 수익률이 높은 종목은 숏커버를 상당 부분 전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숏커버 진행률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종목은 호텔신라, 두산퓨얼셀, 현대엘리베이터,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주성엔지니어링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②회전율 1.1%…두 배 뛰어
공매도 금지는 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키웠다. ‘단타’가 많아질 때 높아지는 회전율이 2배 가까이 뛰어오른 것이다. 공매도가 금지된 지난 6일과 7일 시가총액 기준 회전율은 각각 1.1%와 1.01%로 공매도 금지 전인 지난 3일(0.65%)보다 2배로 늘었다. 회전율이 1%대로 올라선 것은 초전도체 등 테마 광풍이 불었던 지난 8월31일(1.14%)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③26조로 뛰었던 거래대금 다시 15조로 줄어
공매도 금지 조치에 시장이 활기를 띠는 듯했지만 흐름은 오래 가지 못했다. 증시 거래대금도 공매도 금지 첫날인 지난 6일 급증했지만, 연일 계속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공매도 금지 첫날인 지난 6일 거래대금은 26조5000억원으로 지난 3일(14조7692억원)보다 2배 수준으로 올랐다. 그러나 지난 7일에는 3조원 가까이 빠져나가며 23조6767억원으로 내려앉았고, 8일에는 15조9757억원까지 줄며 공매도 금지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④코스피·코스닥 ‘1일 천하’?
코스피는 지난 6일 5.66% 오르며 단숨에 2500선에 안착했지만, 7·8일 하락했고 9일에는 보합(0.23%) 수준에 그쳤다. 이날 장 중 한때 2413선까지 밀렸다.
코스닥은 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공매도 금지 첫날 7.34% 상승했지만, 이후 3거래일 연속 내리막이다. 9일 1% 내린 802.97로 거래를 마치며 800선을 간신히 지켰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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