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업 실종사태 KT, ‘LG 킬러’ 어깨에 달린 명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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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산 14타수 무안타 7삼진.
정규시즌 2위 팀 3·4번 타자의 성적이라기에 민망하다.
지난달 30일 열린 1차전에서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를 만나 각각 2삼진, 3삼진으로 틀어막혔다.
둘은 각각 3타수 무안타 2삼진,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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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산 14타수 무안타 7삼진. 정규시즌 2위 팀 3·4번 타자의 성적이라기에 민망하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성적을 거둔 무대가 한 해 농사 성패를 결정 짓는 한국시리즈란 사실이다.
앤서니 알포드와 박병호 두 중심타자가 통산 2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프로야구 KT 위즈의 고민거리로 전락했다. 플레이오프(PO) 시작과 함께 둘은 약속한 듯 동반 부진에 빠졌고 이후 헤어나오지 못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지난달 30일 열린 1차전에서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를 만나 각각 2삼진, 3삼진으로 틀어막혔다. 상대가 바뀌어도 타격감은 올라오지 않았다. 팀이 장단 14안타로 폭발한 4차전 나란히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살아나나 싶었지만 그때뿐이었다.
플레이오프 내내 빈타에 시달린 둘이지만 이강철 감독은 타순 조정 대신 믿음을 택했다. 한국시리즈 시작에 앞서 중심타선의 컨디션을 묻는 취재진 질문엔 “상대 팀이 다른 만큼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굳은 믿음은 전날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 4대 5 역전패로 돌아왔다. 둘은 각각 3타수 무안타 2삼진,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다. 해당 경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타자 중 6명이 안타를 기록했다. 알포드 박병호 외에 안타를 치지 못한 건 첫 타석만 소화하고 교체된 신본기가 유일했다.
결과만 안 좋은 게 아니었다. 내용 면에서도 반등의 여지가 안 보였다. 삼진은 모두 헛스윙이었고 6구 이상 가는 승부는 한 차례도 없었다. 배트와 공의 차이가 큰 스윙도 여러 차례 나왔다. 박병호는 아예 외야로 공을 못 띄웠다.
둘의 부진은 고스란히 팀에 부메랑으로 작용했다. KT는 PO 4차전을 뺀 올해 가을야구 6경기에서 평균 3.3득점에 그쳤다. 타이트한 승부가 이어지다 보니 질적으로 뛰어나나 양적으론 부족한 필승조가 계속 가동됐다. 그 부작용이 2차전 터져 나왔다.
이들이 10일 수원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도 반등하지 못한다면 KT는 대권에서 한 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선발 웨스 벤자민의 어깨는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벤자민이 자타공인 ‘LG 킬러’란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벤자민은 시즌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했으나 LG 상대론 5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로 극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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