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카카오 최대매출에도 겹악재…AI 경쟁도 뒤처졌다 [팩플]
“카카오 주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주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올해 3분기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힘입어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지만, 시세조종부터 자회사 매출 ‘뻥튀기’ 의혹까지 각종 리스크(risk·위험요인)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미 뒤처진 AI 경쟁을 따라잡아야 하는 시기에, 카카오는 겹악재를 겪으며 좀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무슨 일이야
카카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1609억원, 영업이익 1403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3%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6.7% 줄었다. 인공지능(AI) 투자, 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엔터테인먼트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인건비, SM엔터 편입에 따른 인건비(총 4670억원) 등으로 영업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다만 영업이익이 증권가 추정치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이날 카카오 주가는 4만56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3.7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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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으로 몸집 ‘쑥’…그러나
이날 실적발표 기업설명회(IR)는 SM엔터 시세조종 의혹 등에 대한 홍은택 카카오 대표의 사과로 시작됐다. 홍 대표는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의혹에 대해 사법기관에 충실하게 소명하고 있다”면서 “회사의 성장만큼 커진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경영의 틀을 다시 고민해 조직 재정비를 진행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추진 중인 사업들 역시 차질없이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2분기부터 자회사로 편입된 SM엔터는 3분기 매출 2663억원, 영업이익 505억원을 기록하며 카카오의 외형 성장에 기여했다. 그러나 SM엔터와 카카오엔터의 시너지 효과는 현재로선 언제부터 가시화될지 알 수 없는 상태다. SM엔터 인수를 비롯해 카카오그룹의 신사업 투자를 지휘하던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는 현재 SM엔터 시세조종 의혹으로 구속된 상태다.
카톡 말고 다른 기둥은
‘카톡’은 여전히 카카오 실적을 지탱하는 기둥이었다. 카톡 광고·커머스를 통칭하는 톡비즈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1% 증가한 5177억원을 기록했다. 광고형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8%, 거래형 매출은 15% 증가했다.
그러나 카톡을 벗어나면 먹거리가 많진 않다. SM엔터가 포함된 뮤직 부문 외엔 엇비슷한 수준. 플랫폼 기타 부문에 속하는 페이·모빌리티 사업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8% 늘어난 4285억원을 거뒀지만, 여기도 걸림돌이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이중 수수료 구조로 금감원 감리를 받고 있는 데다, 윤석열 대통령이 카모를 독과점 기업으로 강하게 비판하면서 회사는 수수료 체계 전면 개편을 준비 중이다. 2021년부터 흑자로 돌아선 카모의 수익성이 다시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홍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택시 수수료가 낮아질 수 있냐는 질문에 “택시단체 대표님들과 잘 협상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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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처진 AI, 언제쯤 하나
카카오는 내년 키워드로 ▶동네 ▶비(非)지인 ▶마이크로버티컬(극소 전문화) 등 셋을 꼽았다. 우선 3분기 출시된 친구 탭 동네소식, 오픈채팅 로컬 탭을 올해 안에 카카오맵과 결합해 로컬(지역) 서비스를 키우겠다는 것. 이용자들이 주변 식당·장소를 찾을 때 카톡을 보게 되면, ①카톡 체류시간·재방문율이 늘고 ②광고·커머스 매출도 노릴 수 있다는 게 카카오의 계산이다.
마이크로버티컬은 ‘카카오표 AI’ 전략이다. 카카오그룹의 각 서비스 안에서 사람·AI를 세세하게 연결하겠다는 것. 연내 카톡 오픈채팅에 ‘AI 콘텐츠 봇’을 출시한다. 이용자 관심사를 세분화해 콘텐트를 보여주는 큐레이션 챗봇이다. 또 카카오는 오픈소스 기반 AI 기반(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해 AI 검색 비용을 낮춰 ‘합리적인 AI’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카카오의 속도다. 빠른 속도로 다양한 AI를 출시해야 할 시점에 악재가 겹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연내 출시 예정인 카카오브레인의 초거대 AI 파운데이션 모델에 대해 홍은택 대표는 “다양한 규모로 준비 중이고, 일부 모델은 구축이 완료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 주가에 대해 경영진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기업가치를 성장시키고,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인경 기자 kim.ink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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