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우 방송 중단"…초유의 방통위원장 탄핵안 발의
야당이 9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을 본격화하면서 방통위가 또다시 개점휴업할 상황에 부닥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이 위원장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뒤 본회의에서 이를 보고했다. 탄핵안은 본회의 보고 후 24~72시간에 표결하는데 이날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철회하면서 일단 10일 표결은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달 말 본회의에 맞춰 새로 탄핵안을 발의할 예정이어서 가결 시점만 늦춰졌을 뿐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 가결 정족수는 찬성 150명 이상(재적의원 과반)이어서 168석 민주당만으로도 단독 가결이 가능하다.
이에 방통위가 다시 식물 상태에 빠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방통위는 TV조선 재승인 점수조작 문제로 지난해 10월부터 줄곧 검찰 수사를 받았고 결국 올해 5월 한상혁 전 위원장이 면직됐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제 기능을 하지 못했지만 지난 8월 이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안정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하지만 석 달만의 탄핵문제가 불거지면서 조직 전체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이 위원장이 탄핵 가결로 직무가 정지될 경우 방통위가 이상인 부위원장(직무대행) 1인 체제가 되는 점이 문제다. 직무대행은 회의를 소집할 수는 있지만 안건 의결은 방통위 설치법상 ‘재적의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하지만 재적인원을 직무 정지된 이 위원장을 포함하면 2명이 되기 때문에 1명만으로는 의결이 불가능하다.
반면에 이 위원장을 포함하지 않을 경우 재적인원이 1명이므로 단독 의결이 가능하지만, 합의제인 방통위 설립 취지를 고려할 때 1인 단독 의결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정치적 부담도 클 거라는 전망이 많다.
■
「 ☞文에게 “그 정도 하시죠” 이끌어낸 보좌관이 궁금하시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4258#home)
☞국회의 숨은 주역, 보좌진의 프로필이 궁금하시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https://www.joongang.co.kr/atoz/63)
」
방통위가 식물 상태가 되면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문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당장 MBN의 재승인 유효기간은 11월 30일인데 그때까지 재승인 의결이 안 되면 그 이후부터는 ‘무허가 방송’이 될 수 있다. 연말 KBS 2TV와 MBC, SBS UHD, 지역 MBC, 지역 민방 86곳에 대한 재허가와 내년 상반기 채널A, 연합뉴스TV 등의 재승인 심사도 차질이 예상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재허가·재승인 유효기간을 넘겨 방송하면 불법 방송이 되는데, 이 경우 제3자가 수사기관에 문제를 제기하면 최악의 경우 방송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나아가 이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가짜뉴스 근절 역시 적기에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예컨대 내년 4·10총선 선거운동기간 출마자가 상대 후보를 비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공지능(AI)기술을 이용해 악의적으로 유튜브 등에서 가짜뉴스를 퍼뜨려도 즉각조치하기 어렵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통위의 규제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워 국민 불편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女농구 전주원 186억 대박…청담동 꼬마빌딩 242억에 팔았다 | 중앙일보
- 증거만 200개…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30년 결혼, 참담하다” | 중앙일보
- ‘엑스스몰’ 사이즈만 찾는 중국 핫한 언니들, 도대체 왜? | 중앙일보
- '엄마 죽음' 짊어졌던 신지애…그 뒤 20년, 그의 롱런 비결 | 중앙일보
- 일본서 웃통 벗고 "XXX야"…전직 프로야구 선수가 올린 충격 영상 | 중앙일보
- 모친 사망 전 "집은 딸 가져라"…그 합의 무효시킨 오빠의 '법' | 중앙일보
- 소개팅앱서 불륜 저지르려고…아들 혼인증명서 위조한 아버지 | 중앙일보
- "17세 여성 가짜미투"라며 민증 공개…박진성 시인 법정구속 | 중앙일보
- 가수 이정 안타까운 근황…'신장암 1기' 뒤늦게 알려졌다 | 중앙일보
- 남현희, 전청조 보자마자 "뭘 봐"…살벌했던 6시간 대질조사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