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답지 않았던 실점 '이유 있었다'…혹사 논란 속 스피드 경쟁 완패, 안타까운 혹평까지

김명석 2023. 11. 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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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
9일 갈라타사라이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에서도 선발 풀타임 출전한 김민재의 모습. 사진=게티이미지
9일 갈라타사라이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에서도 선발 풀타임 출전한 김민재(오른쪽) 모습. 사진=게티이미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지칠 대로 지쳤다. 이른바 혹사 논란 속 강점이던 스피드마저 힘을 잃었다. 상대가 워낙 빠르기도 했으나 김민재의 발 역시 눈에 띄게 무거워졌다. 현지 혹평이 이어진 건 덤이었다.

김민재는 9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와의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4차전에 어김없이 선발 풀타임 출전했다. 무실점 경기를 치를 수도 있었지만, 후반 추가시간 통한의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상황은 이랬다. 바이에른 뮌헨에 2-0으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 수비 뒷공간을 향해 상대 롱패스가 향했고, 김민재와 세드릭 바캄부가 속도 경쟁에 나섰다. 그런데 김민재의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렸다. 후반 중반 이후 교체 투입된 바캄부의 속도가 워낙 빠르기도 했지만, 김민재가 어깨 싸움조차 하지 못한 채 속도 경쟁에서 뒤처진 건 극히 이례적이었다. 결국 바캄부는 별다른 방해를 받지 않고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바이에른 뮌헨 골망을 흔들었다.

시간이 많지 않아 결국 경기는 바이에른 뮌헨의 2-1 승리, 그리고 16강 진출 조기 확정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경기 막판에 나온 실점 장면, 그 중심에 선 김민재의 모습은 국내 팬들은 물론 현지에서도 논란이 될 수밖에 없었다. 수비수가 속도 경쟁에서 완전히 밀리면서 실점을 허용한 건 결국 온전히 김민재의 책임으로 돌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독일 빌트의 바이에른 뮌헨-갈라타사라이전 평점. 김민재는 4점을 받았다. 빌트 평점은 1~6점 가운데 숫자가 낮을수록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평가다. 사진=빌트

이번 시즌 유독 김민재에게 박한 평점을 줬던 빌트는 김민재만 콕 집어 4점을 줬다. 빌트, 키커 등 독일 매체 평점은 1~6점으로 구분되고, 숫자가 낮을수록 더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평가다. 수비진에서 4점을 받은 건 김민재와 알폰소 데이비스 2명뿐이었다. 팀 승리라는 결과, 그리고 단 1실점을 허용한 기록을 고려하면 김민재에게 내려진 4점은 혹평 수준이었다.

더구나 이날 김민재는 패스 성공률 93%(60회 시도·56회 성공)를 기록하고, 지상볼 경합 1회 성공, 공중볼 경합 승률 43%(7회 시도·3회 성공) 클리어링 4회 등 기록상으로는 공·수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스탯을 기반으로 폿몹 평점에서 7점을 받은 건 앞서 빌트가 매긴 낮은 평점과는 격차가 컸다. 추가시간에 나온 실점 장면이 평점에 그만큼 큰 영향을 끼친 것이다.

문제는 김민재가 속도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을 정도로 ‘혹사’를 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민재는 이날도 풀타임을 소화하며 소속팀에서만 무려 13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었다. 유럽 원정 A매치 평가전, 한국을 오가며 치른 국내 A매치 평가전 등은 모두 제외된 수치다. 스프린트가 잦고 수비 범위가 넓은 김민재 입장에선 체력적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군 스쿼드에 선발로 활용할 만한 센터백이 3명밖에 없는데, 김민재를 제외한 다요 우파메카노나 마테이스 더리흐트는 번갈아 부상으로 이탈하다 보니 불가피한 혹사다. 토마스 투헬 감독도, 바이에른 뮌헨 구단도 김민재에게 휴식을 주고 싶어도 주지 못하는 상황인 셈이다. 최근 우파메카노가 돌아와 그나마 제대로 된 파트너와 함께 뛴다는 게 다행일 정도다. 더리흐트가 최근 무릎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가운데 우파메카노 복귀 시기마저 늦어졌다면 김민재의 수비지역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던 시기였다.

해리 케인이 9일 갈라타사라이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선제골을 넣는 순간. 김민재(오른쪽 두 번째)도 공격에 가담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

더 안타까운 건 팀 내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더리흐트는 여전히 전열에서 이탈한 상황이라 김민재는 독일 분데스리가와 UEFA 챔피언스리그 등을 가리지 않고 당분간은 계속 풀타임 출전을 이어가야 한다. 이달 중순엔 심지어 싱가포르·중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예선을 위해 한국과 중국 등을 오가야 한다.

혹사 논란이 나올 정도의 출전으로 생기는 문제점은 이날 실점 장면처럼 결정적인 상황 스피드 등에서 한계에 부딪히는 게 전부가 아니다. 아직까진 천만다행으로 잘 버텨내고 있지만, 제대로 된 휴식을 보장받지 못한 채 혹사가 이어지면 그만큼 부상에 대한 우려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바이에른 뮌헨과 클린스만호 모두에 치명적인 일이지만, 무엇보다 김민재에게 가장 안타까운 일이 될 수 있다. 스피드 경쟁에서 무기력한 패배를 당한 김민재 답지 않았던 장면이 일종의 경고가 될 수 있다.

한편 이날 바이에른 뮌헨은 해리 케인의 멀티골을 앞세워 갈라타사라이를 2-1로 꺾고 4경기 만에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이날 승리로 바이에른 뮌헨은 4전 전승을 기록, 2위 코펜하겐과 격차를 8점으로 벌렸다. 다만 현재로선 김민재는 16강은 물론 조 1위가 확정되더라도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혹사 논란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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