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5일 아들 살해 후 유기한 친부모 ‘징역 8년’

생후 5일 된 아들을 살해한 후 시신을 하천에 버린 사실혼 부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경남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형사1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친부 A 씨와 30대 친모 B 씨에게 각각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 등은 일명 ‘거제 영아 살해 유기 사건’의 피의자로 지난해 9월 5일 거제의 한 산부인과에서 C 군을 출산한 후 나흘 만에 퇴원해 주거지에서 아이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C 군의 시신은 살해 직후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다음 날 새벽 인근 하천에 버렸다.

경찰들이 하천에 유기된 영아 시신을 찾고 있다. [사진제공=경남경찰청]

이들은 체포 당시 “주거지에서 돌아와 자고 일어나니 아이가 숨져있었다”라며 시신을 인근 야산에 묻었다고 했으나 추가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실토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데다가 출생 사실을 양가 부모가 알게 되면 서로 헤어지게 될 것을 우려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범행 전 영아 살해 사건들을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시신 유기 장소를 물색하는 등 출산 3개월 전부터 범행을 계획해 실행했다고도 털어놨다.

경찰이 이들 부부가 자백한 시신 유기 장소를 연일 수색했으나 C 군의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자기를 보호할 능력조차 없던 아기는 극심한 고통 속에 생을 마감했을 것”이라며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고 살해 후 유기까지 한 범행을 저질러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어 “다만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으며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정황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19일 공판에서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15년, 보호관찰 5년, 전자장치 부착 명령 1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