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 이번에도 총체적 난국... '더 마블스' 큰일났네
[김상화 기자]
▲ 영화 '더 마블스' |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새로운 작품이 등장했다. 8일 개봉된 <더 마블스>는 지난 2019년작 <캡틴 마블>의 후속편이면서 MCU 페이즈5의 세 번째 영화다. 부연 설명할 필요 없이 지난 3년간 디즈니+마블은 관객들의 눈 높이를 맞추지 못한 작품들은 연달아 내놓으면서 실망만 잔뜩 안겨주고 있다.
공교롭게도 코로나 19 펜데믹을 거치면서 마블의 약세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동반 상승을 기대했던 OTT 디즈니플러스는 업계 1위 넷플릭스를 위협하기는 커녕 역대급 적자만 기록하고 있다. 극장판 영화 - OTT 시리즈물의 연계성을 강화한 마블의 신작들은 진입 장벽만 높이면서 신규 관객 유입에 난항을 겪는가 하면 고정팬들조차 등 돌리게 만드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올해 역시 마블의 지지부진은 변함이 없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가 유종의 미를 거두며 선전을 펼쳤지만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 마니아>는 실망을 안겼다. 이런 와중에서 2023년의 마블의 대미를 장식하는 <더 마블스>는 기대 보단 우려감을 잔뜩 안고 극장에 내걸렸다. 그리고 걱정 어린 예상은 적중했다. <더 마블스>는 총체적 난국에 빠진 마블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은 문제작(?)이다.
▲ 영화 '더 마블스' |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더 마블스>는 기존 캡틴 마블/캐럴 댄버스(브리 라슨 분)을 중심으로 10대 무슬림 소녀 히어로 미즈 마블/카밀라 칸(이만 벨라니 분), 그리고 모니카 램보(테요나 패리스 분) 등 3인조 여성 히어로 조합을 전면에 내세웠다. 각자가 지닌 초능력을 발휘할 때마다 서로의 위치가 바뀌는 현상을 경험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빛을 활용해 능력을 발휘하는 슈퍼 히어로들이었다. 빛을 흡수하는 댄버스, 빛을 보고 파장을 조작하는 램보, 여기에 빛을 형상화하는 칸의 만남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3명이 갑자게 하나로 묶이게 된 건 크리족의 리더 다르=벤'(캡틴 마블에 대한 복수심으로 들끓는 크리족 리더, 다르-벤(자웨 애쉬튼 분)) 때문이었다.
캡틴 마블 때문에 동족들이 터전을 상실했다고 생각하는 다르-벤은 서로 다른 시공간을 연결하는 점프 포인트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기존 행성들을 파괴하면서 공기, 물 등을 흡수해 자신의 나라, 할라 재건을 꿈꾸고 있었다. 막강한 힘을 지닌 퀀텀 밴드를 구하게 된 그는 다른 한짝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 영화 '더 마블스' |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다르-벤의 계략을 막기 위해 캡틴 마블은 램보-칸과 힘을 합치게 된다. 순간 이동되는 현상을 역으로 활용해 하나의 팀 플레이로 만드는 등 3인의 히어로는 다르-벤과의 결전을 눈 앞에 두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과거 정략 결혼을 하게 된 알라드나 왕자 얀(박서준 분)의 도움을 받는 등 여러가지 이야기로 <더 마블스>는 2시간을 꾸려 나간다.
새로운 히어로 소모임을 형성한 것은 향후 다른 시리즈물로의 발전을 꾀하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런데 전반적인 구성 자체가 과거 마블의 인기작품 대비 너무나도 허술하게 짜여지면서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저 "악당이 저기 있으니 우리 힘 합쳐 싸우자"식의 단편적인 구성은 자연스럽게 등장 인물들의 개성과 매력을 반감시킨다. 새롭게 등장한 빌런 다르-벤은 그동안 등장했던 마블 영화 속 악당와 비교해 허술하기 짝이 없을 정도다.
극악무도함은 전혀 없고 그렇다고 해서 이를 대체할 만한 특징이 전혀 없는 인물을 반대 적수로 내세웠으니 보는 재미가 떨어진다.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겨줬던 티저 영상 속 박서준의 등장은 안타까울 정도다. 노래로 모든 대화를 나눈다는 외계인들이라는 설정은 딱히 설득력을 지니지 못한다.
▲ 영화 '더 마블스' |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3인의 주인공이 쉴 틈없이 자리가 바뀐다는 설정에서 착안된 '스위칭 액션'은 시도 자체는 좋았지만 감독의 연출 역량 부족으로 헐겁다. 이전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윈터 솔져', '시빌 워'가 선사한 호쾌한 육탄전으로 높아진 관객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무려 2억 7000만 달러 이상이 투입된 제작비에도 심심하고 어설픔이 느껴지는 CG 화면은 또 어떤가.
이미 경고등이 켜진 MCU로선 더 큰 위기를 자초하고 만게 아닐까? 게다가 <완다/비전>, <미즈 마블>을 보지 않은 이들에겐 <더 마블스>는 생뚱맞은 이야기의 연속으로 느껴질 정도이다. 고정팬은 붙잡지 못하면서 OTT 와의 연계성을 끊어내지 못하는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것 같다. MCU는 마블에게 막대한 부와 명성을 안겨줬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스스로를 위험에 처하게 만드는 양날의 칼 같은 존재가 되었다.
마블, 정말 큰일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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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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