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의 스마트한 변신…2030년 매출 5조 노린다
김영기 부사장 "전력기기 시장, 중장기적 '장밋빛 전망' 예상"
각국의 친환경 정책으로 활기를 찾은 HD현대일렉트릭이 지난 흑역사를 털고 2030년 매출 5조원 달성을 노린다. 글로벌 인기를 등에 업고 그룹 내 존재감이 커진 HD현대일렉트릭은 세계 최고 품질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전력사업본부장 김영기 부사장은 7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7년까지 꽉 찬 일감 중심에는 고품질 제품 위주의 ‘선별 수주’가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및 북미, 유럽 등 다양한 지역에서 수주를 유치했다. 최근 HD현대일레트릭은 사우디최근 ‘알 지하즈’라는 EPC 기업을 통해 네옴시티 건설에 들어가는 전력기기를 대규모로 수주 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에너지 전문회사 엑셀에너지와 총 2136억원 규모의 전력변압기 공급 계약, 덴마크 해상풍력 기업 셈코 마리타임과 총 792억원의 규모 등을 체결했다.
이달도 2개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논의 중으로, 12월 중 수주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친 이유는 HD현대일렉트릭이 나름대로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에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형 변압기를 만들 수 있는 회사가 전세계적으로 많지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미국 시장에서 요구하는 대형변압기는 우리가 할 수 있고, 전세계 탄소중립 정책으로 인해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선전하지 있지 않았나 싶다”며 “최근에는 신재생 발전량과 변전소 투자가 증가하는 업황의 수혜까지 함께 받으면서 수주량이 늘고, 선별 수주 효과로 영업이익률도 높이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황은 계속해 좋을 것으로 내다봤다. 변압기를 중심으로 초고압 전력기기 부문은 현재도 생산능력(CAPA)를 넘나드는 수주가 이뤄지고 있단 것이다.
김 부사장은 “1년에 만들 수 있는 물량이 정해져 있는데, 수주액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은 확보 물량이 차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금은 향후 3~4년 납기 물량까지 채우고 있다. 심지어 2033년 공급 계약을 제안하는 고객사도 있다. 이처럼 내년, 내후년, 또 그 이후 상당 기간 동안 전력기기 사업의 호황이 계속되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말했다.
산단 에너지효율화 사업에 대해서는 아직 계약까지 이어진 곳은 없지만, 기대해도 좋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부사장 “저희가 신사업으로 의욕 있게 추진하고 있는 부문”이라며 “HD현대일렉트릭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큰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건만 마련된다면 해외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가질 것 으로 예상된다. 이미 해외 고객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또 관심을 보이는 고객도 있다”고 강조했다.
최종 목표 매출은 2030년 5조원 달성이다. 내년에는 연결기준 3조원의 매출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변압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좋아진 점이 한 몫 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사장은 “변압기 가격이 충분히 오르면서 반덤핑 이슈도 사라지고, 현재 유럽과 오세아니아 등 이런 시장을 공략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우리가 드라이브를 걸면 목표한 매출을 달성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는 주력하는 시장에서 1등을 하고 있단 자부심에서 나왔다. 이에 따라 HD현대일렉트릭은 앞으로도 ‘선별 수주’ 전략을 적극 이어나갈 전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이 집중 공략하고 있는 지역 모두 ‘고품질’을 선호하는 곳으로, 중국이 진출해 있는 저가 시장은 상대적으로 덜 주력하겠단 구체적인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우리가 강점이 있는 변압기는 굉장히 어려운 제품”이라며 “초고압 전압기일수록 한 대에 무게가 400t 나가는 등 아무나 못 만든다. 그렇기에 나름대로 우리가 최강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우리 제품의 품질 등이 상당히 좋게 정평이 나있어 호평을 받고 있는데, 중동 시장도 마찬가지”라며 “미국은 가장 품질을 우선으로 하고 장기계약을 선호한다. 사우디 지역도 굉장히 더운 온도 때문에 이 날씨를 견딜 수 있는 고품질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반면 중국이 진출한 남미 시장 등은 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시장으로, 우리가 주력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연말 누적 수주 예상 실적액에 대해서는 “3분기 누계 영업이익률이 10%이고, 3분기만 봤을 때는 12%이다. 다시 말해 1, 2분기에는 10% 이하였지만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변압기라는 제품 자체가 납기 기간이 길어서 올해 초에 납품되는 것들은 2~3년 전에 수주한 것도 꽤 있다. 그 때는 이제 수주 이익률이 지금보다 좀 더 낮은 변압기들이 조금 있었는데, 현재는 그런 계약들이 거의 없으니까 4분기에는 더 높은 영업이익률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31억달러가 수주 목표인데, 목표 이상을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내다본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시와 연관이 되는 문제라 약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께는 ‘이제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지만, 직원들에게는 ‘이제 시작도 안했다’고 말하고 있다”며 “HD현대는 사실 국민 기업처럼 나라를 위하는 기업이기에 어떻게든 우리가 살아갈 방법을 국내보다 해외에서 찾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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