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지겠습니다" 7연투·피멍 투혼, 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으랴
윤승재 2023. 11. 9. 13:23
KT 위즈는 지난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믿었던 '20대 필승조' 손동현·박영현이 7·8회 역전을 허용하면서 고개를 숙인 것.
이날 KT는 LG 트윈스를 상대로 1회부터 4점을 뽑아내며 순조롭게 승리하는 듯했다. 하지만 달아날 때 달아나지 못하면서 무득점이 이어졌고, LG에 2점 차 추격을 당하며 쫓기기 시작했다. 이에 KT는 7회 시작과 함께 손동현과 박영현을 차례로 투입했지만, 손동현이 7회 2사 후 볼넷, 그 뒤를 이은 박영현이 7회 2루타 실점에 8회 볼넷 및 2점 홈런을 허용하며 역전패했다.
KT의 선택은 당연했지만 아쉬웠다. 플레이오프부터 KS 1차전까지 무실점 이닝을 이어 오던 두 선수들이었기에 그들을 믿었다. 손동현은 플레이오프 5경기에 이어 KS 1차전까지 6경기에 모두 개근해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고 있었고, 박영현 역시 플레이오프 4경기와 KS 1차전 마무리까지 팀이 필요로 한 순간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 완벽투를 펼친 바 있다.
다만 조금씩 체력 문제가 우려되기 시작했다. 정규시즌 후 20일 가까이 쉬었고 시리즈 중간 두 번의 휴식(이동일)을 취했다지만, 가을야구에서의 체력 소모는 정규시즌보다 더 심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손동현은 2차전까지 '7연투'를 펼쳤고, 박영현은 1차전에서 타구에 정강이를 맞아 시퍼렇게 멍이 든 상태였음에도 "(2차전에도) 던질 수 있다"라고 어필하며 투혼을 발휘했다.
결국 KS 2차전에서 탈이 났다. 7회 마운드에 올라 2사까지 잘 막은 손동현은 다음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교체됐다. 이강철 KT 감독은 "체력적으로 힘들어보여서 교체했다"라고 했다. 뒤이어 오른 박영현이 2루타와 볼넷, 2점 홈런을 잇따라 맞으며 역전을 허용했다. 이전과는 다르게 스트라이크보다 볼이 더 많았고,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 이 감독은 "트레이너 파트에선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라며 부상 여파는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지만, 부상에 체력 여파가 누적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뒤따랐다.
믿었던 젊은 필승조들의 충격 역전패. 하지만 이들을 비난할 사람이 누가 있으랴. KT가 플레이오프 2패 뒤 3연승에 이어 KS 1차전까지 4연승을 달릴 수 있었던 데엔 두 선수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2차전 한 경기가 아쉬웠을 뿐이다. 9일 하루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충전할 수 있고, 3~7차전에서 반등할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
이강철 KT 감독 역시 이들을 감쌌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두 선수는 그동안 너무 잘해줬다. 내일(9일) 하루 쉬면 괜찮을 것 같다"라며 선수들을 토닥였다. 이들을 리드하는 포수 장성우도 "손동현은 큰 경기에서 자기 기량의 이상을 발휘하는 선수다. 너무 잘해주고 있어서 내가 놀랄 정도다. (박)영현이는 이제까지 워낙 잘해왔기 때문에 더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잘해주고 있다. 두 선수 덕분에 여기까지 올라왔다. 두 투수들에게 고맙다"라면서 이들을 칭찬한 바 있다.
이제 막 가을야구에 첫 발을 내딛은 손동현이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경험했지만 우승이 걸린 한국시리즈 무대는 처음인 박영현도 '첫 가을 시련'을 맞았다. 하지만 일시적인 부진일 뿐 여전히 이들은 KT에서 가장 믿을 만한 불펜들이다. 이날 경기가 이들의 성장에 훌륭한 자양분이 됐을 터. 남은 시리즈에서의 반등을 기대해본다.
잠실=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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