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대통령님 이번 생은 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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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이번 생은 망했습니다.'
대통령을 만나면 하고 싶은 말이다.
그러나 왠지 이번 대통령은 환부에 칼을 댈 것 같다.
그래서 대통령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왕 버린 몸이니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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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에도 상관없이 추진
국민연금, 의료개혁도 속도 내길
‘대통령님 이번 생은 망했습니다.’
대통령을 만나면 하고 싶은 말이다. 개인 인생 이야기가 아니다. 윤 대통령은 국내 최고대학, 최고학부를 나와 검찰총장을 거쳐 한국권력의 정점에 올랐다. 어떤 의미에선 성공한 인생의 교과서다. 하고 싶은 이야기의 요지는 ‘대통령 임기 중 지지율이 평균 이하, 사실상 밑바닥’이란 것이다. 역대 대통령 취임 1년 후 지지율을 보면 윤석렬 대통령(지지율 35%)은 7명 가운데 5등이다. 1위 문재인 대통령(78%)의 절반 이하다. 김대중(60%), 박근혜(57%), 김영삼(55%) 대통령보다 아래다. 이명박(34%), 노무현(25%) 대통령보다 높지만 살면서 1등을 놓친 경험이 적은 윤 대통령 입장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닐 듯하다. 게다가 내용을 들여다보면 앞으로 반전이 일어날 여지가 거의 없다. 부정평가가 59%로 역대최고다. 정치인은 지지율이 높아야 힘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예를 들어 대통령 지지율이 최소 40%는 넘어야 곧 있을 총선에서 여당이 이길 수 있다고 한다. 힘들거라고 본다. 요약하면 ‘지지율만 생각하면 이번 임기는 망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윤 대통령이 지지율이 아무리 높아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TV수신료 분리징수가 그렇다. 많은 정치인이 과거 TV수신료를 폐지하겠다, 신문사 윤전기에 모래를 뿌리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수신료가 없으면 공영방송은 존립하기 힘들다. 윤전기에 모래를 뿌리면 수리도 불가능해 버려야 한다. 주로 야당 정치인들이 외치는 구호다. 하지만 집권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일단 뻣뻣하던 언론이 나긋나긋해진다. 여론은 지지율에 영향을 준다. 언론은 여론을 움직인다. 절대 수신료는 건드리지 못한다는 것이 경험에 기반한 합리적인 추론이었다. 그런데 그런 예상을 깨고 수신료 분리징수를 선언했다. 상식선에선 일어나지 않을 일이 벌어졌다.
예상치 못한 사건이 또 있었다. 내년 예산 증가율이 2.8%로 역대 최저다. 지난 정권 국가 부채가 매년 200조원씩 늘었다. 지금 국가부채가 2300조원이다. 국가부채는 아이들의 미래를 담보로 빌린 돈이다. 그 돈은 현재를 사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지지율에 영향을 준다. 매년 예산이 확 늘고 받아가는 몫이 커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사람들은 대통령에게 등을 돌릴 것이다. 균형재정이라는 이상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어쨌든 지지율 때문에 힘들 것이란 예상도 빗나갔다.
대한민국은 해결하지 못하면 파국을 피할 수 없는 문제를 여러개 안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의료개혁과 국민연금이다. 지방에 의사가 없다. 고령화로 온국민이 삭신이 아프다고 호소할 때가 곧 온다. 의료체계가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다. 의사가 더 필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의사들의 반대로 의대정원을 늘리지 못했다. 그런데 지지율 바닥인 이번 정권은 의료개혁 작업을 시작했다.
그냥 두면 연금 고갈도 피할 수 없다. 더 내고 덜 받아야 한다. 온 국민이 알지만 모두 듣기 싫어하는 이야기다. 그래도 대수술을 피할 수 없다. 역대 최대 지지율을 자랑했던 지난 정권도 수술을 위해 배를 갈랐다. 그러나 환부 상태를 본 다음 조용히 덮고 꿰매버렸다. 그러나 왠지 이번 대통령은 환부에 칼을 댈 것 같다. 이 밖에 이해관계자의 눈치를 봐야해서 손 못 대고 있는 일들이 산더미다. 그래서 대통령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왕 버린 몸이니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말라’는 것이다.
백강녕 산업IT부장 young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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