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에 밀린 가상현실 거품 터졌나

조유진 2023. 11. 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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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바이트댄스가 가상현실(VR) 사업부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다.

챗GPT가 불붙인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은 급성장한 반면 차세대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주목받았던 VR을 비롯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는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세계 최대 유니콘 기업 바이트댄스는 2021년 중국 VR 헤드셋 기기 스타트업인 피코를 인수해 중국 VR 시장 개척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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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바이트댄스 VR사업부 구조조정
"VR 시장 침체 단적으로 보여줘"

중국 바이트댄스가 가상현실(VR) 사업부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다. 챗GPT가 불붙인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은 급성장한 반면 차세대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주목받았던 VR을 비롯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는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트댄스가 시장 침체에 대응해 VR 사업부에 대한 인력 감축 등 고강도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바이트댄스의 VR 부문(피코) 사장인 헨리 저우는 이날 열린 내부 회의에서 VR 사업 관련 마케팅, 스튜디오, 비디오 플랫폼 부서를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VR 하드웨어 관련 핵심 기술 인력은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구조조정의 영향을 받는 인력 규모는 수백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트댄스의 VR 부문 인력은 약 1000명 수준이다. 저우 사장은 이날 회의에서 "VR 산업이 아직 매우 초기 단계에 있다"면서 "이 시장에 대한 우리의 기대가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세계 최대 유니콘 기업 바이트댄스는 2021년 중국 VR 헤드셋 기기 스타트업인 피코를 인수해 중국 VR 시장 개척에 나섰다. 피코 인수 이후 바이트댄스가 VR 사업에 단행한 투자 규모는 최소 100억위안(약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외신들은 바이트댄스의 이번 구조조정은 글로벌 VR 시장 침체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한 언론은 "바이트댄스의 움직임은 AI 붐에 가려진 VR 시장 침체를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피코는 한때 ‘메타버스 올인’ 전략을 펼쳤던 미국 메타와 함께 중국 VR 시장을 양분해 왔다. 현재 중국 VR 시장에서 피코의 점유율은 50%를 넘어선다.

올해 들어 전 세계 VR 시장 규모는 큰 폭으로 줄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V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6% 줄면서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중국 시장의 감소폭은 더 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중국 시장에서 V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56% 급감했다.

글로벌 기업들도 앞다퉈 VR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앞서 메타버스 전략을 추구하면서 사명까지 바꾼 메타는 투자 대비 성과를 내지 못하고 만년 부진이 이어지자 메타버스 사업을 축소하고 AI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2017년 인수한 VR 플랫폼 알트스페이스의 VR 서비스를 종료했고, 월트디즈니는 메타버스 개발 부서를 없앴다.

과거 VR 시장은 개인용컴퓨터(PC)와 스마트폰의 뒤를 잇는 차세대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관심을 모았다. 메타·애플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빅테크들과 대형 게임사들의 진입으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관련 산업이 확장되는 듯했다. 하지만 여전히 고가의 하드웨어와 성능 한계, VR 콘텐츠 공급 부족 등의 한계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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