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세례 받을 수 있다"는 교황청, 동성 커플 자식엔
교황청이 트랜스젠더도 가톨릭 세례를 받을 수 있다는 교리 해석을 내놓았다. 다만 동성 커플이 입양한 자식이나 대리모를 통해 얻은 자식을 위한 세례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선 모호한 답변을 했다.
8일(현지시간) 교황청 신앙교리성이 이런 내용의 문답을 공개했다고 로이터·AFP 통신이 보도했다. 트랜스젠더가 세례를 받을 수 있냐는 질문에 신앙교리성은 다른 신자와 같은 조건으로 받을 수 있으나 “사회적인 추문이나 혼란을 일으킬 위험이 없는 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트랜스젠더가 세례를 통해 교회 결혼식에서 증인이 되거나 세례식에서 대부 또는 대모가 될 수 있지만, “사제가 ‘목회자의 신중함’ 아래 결정해야 한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신앙교리성은 동성 관계에 있는 사람이 결혼 증인이 되는 것은 명확히 현행 교회법에서 금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동성 커플의 자식이 세례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선 명확하지 않은 답을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신앙교리성은 동성 커플의 입양 자녀가 세례를 받으려면 “가톨릭 교육을 받을 것이란 근거 있는 희망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동성 관계에 있는 사람이 세례에서 대부·대모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신앙에 부합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 간 끌리는 것은 죄가 아니지만, 동성 간 행위는 죄’라고 하는 등 종교적 가르침을 바꾸지 않으면서도 성소수자 신자에게 개방적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해 왔다. 교황은 지난 7월 한 트랜스젠더를 만나 “주님은 우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신”며 “이것이 하느님의 사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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