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에서 무너진 K리그 자존심, 결국 포항 스틸러스만 웃었다
[곽성호 기자]
▲ 챔피언스리그 4라운드에서 무너진 K리그 |
ⓒ 한국프로축구연맹 |
아시아 축구 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정복에 나선 K리그 구단들이 토너먼트 가는 길목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4라운드에서 완벽하게 무너졌다. 지난 3라운드에서 4전 3승 1패의 기분 좋은 성적표를 기록했던 K리그였으나 4라운드에서 1승 3패를 기록하면서 자존심을 완벽하게 구겼다.
이번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나서는 K리그 팀은 총 4팀. 지난해 K리그 디펜딩 챔피언 울산 현대를 시작으로 FA컵 챔피언 전북 현대, 리그 3위를 기록한 포항 스틸러스와 리그 4위를 기록하며 구단 창단 처음으로 아시아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인천 유나이티드다.
악몽 재현한 울산, 후반에 완벽하게 무너진 인천
K리그 팀 가운데 가장 먼저 3라운드를 치른 K리그 챔피언 울산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가 연이어 무너지며 자존심을 구겼다. 울산 경기에 앞서 가장 먼저 경기에 나섰던 인천은 지난 3라운드, 홈에서 굴욕적인 패배를 안겼던 최강희 감독의 산둥 타이산(중국)을 만나 원정에서 무려 3골을 허용하며 2연패를 맛봤다.
조성환 감독이 지휘하고 있는 인천은 지난 7일 오후 7시, 중국 산둥성 지난 올림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G조 4차전에서 필사 항전의 모습으로 경기를 펼쳤으나 골대 불운과 수비 실수로 인한 자책골까지 겹치며 무너졌다. 전반 초반부터 기세를 올려 상대를 압도했던 인천은 정동윤과 박승호가 잇따라 슈팅을 날렸으나 무위에 그쳤다. 간간이 위협적인 공격을 보여주던 산둥의 공격을 비교적 잘 막아냈던 인천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선제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민경현의 슈팅이 아쉽게 빗나가며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득점 기회를 아쉽게 놓친 인천은 곧바로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9분,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수비 집중력이 무너지며 산둥 리 위엔이의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 실점을 허용했으며 이후 기세를 다시 올린 인천은 실점 직후 에르난데스의 슈팅이 골대 맞고 나오는 불운까지 겹쳤다. 기회를 다시 놓친 인천은 후반 20분에는 권한진의 백패스가 그대로 골문에 빨려 들어갔으며 후반 30분에는 교체 투입된 홍시후가 페널티킥을 내주며 기세가 확 꺾이게 됐다. 연이어 실점을 허용한 인천은 후반 막판 김도혁의 환상적인 로빙슛으로 득점을 기록했으나 시간은 너무 늦었고 결국 3대 1의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어야만 했다.
2라운드까지 요코하마(일본)와 카야(필리핀)을 상대로 2연승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여줬던 인천은 3라운드와 4라운드에서 산둥에 2연패를 기록, 조 2위 자리에서 3위까지 추락하며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지게 됐다. 인천의 아쉬운 패배 소식이 전해질 무렵, 말레이시아 원정길에 올랐던 K리그 챔피언 울산 현대 역시 패배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고 있는 울산은 지난 7일 오후 9시(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술탄 이브라힘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I조 4차전에서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에 후반 막판 극장 골을 허용하며 쓰라린 패배를 기록했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조호르의 거친 공격에 밀리기 시작한 울산이었다. 조호르의 공격에 맥을 못 차리던 울산은 골대를 두 차례나 허용하며 흔들렸고 결국 전반 44분에는 조호르 헤베르치의 강력한 왼발 슛에 실점을 허용했다.
선제 실점을 허용했던 울산은 후반 24분, 에사카 아타루가 바코의 도움을 받아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계속해서 조호르에 분위기를 내줬던 울산은 경기 종료 직전, 조호르의 완벽한 역습 전개 공격에 흔들렸고 결국 후반 42분 아키아르 라시드의 왼발 슈팅에 역전 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이 경기 패배로 2승 2패로 승점 추가에 실패한 울산은 4연승을 기록하며 단독 1위 자리로 올라선 가와사키 추격에 실패했다. 울산은 조호르와 승점 동률을 이뤘으나 상대 전적에서 앞선 규정에 따라 아슬아슬한 조 2위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싱가포르에서 무득점 패배한 전북, 홈에서 짜릿한 역전극 일궈낸 포항
원정에서 힘든 여정이 예상됐던 전북 현대가 싱가포르 원정길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떠안았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지휘하고 있는 전북은 지난 8일, 오후 7시(한국시간), 싱가포르 잘란 베사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F조 4차전에서 전반과 후반에 각각 1골씩을 허용하며 쓰라린 패배의 맛을 봤다.
전반 초반 주도권을 잡았던 전북이었으나 라이언 시티의 내려선 수비를 파훼하지 못했고 라이언이 쳐놓은 덫에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던 전북은 결국 전반 23분, 리차리오 지르코비치의 강력한 슈팅에 실점을 허용했다. 단 한 차례의 역습 상황에서 실점을 허용한 전북은 계속해서 수비에서 집중력 문제가 노출됐고 계속해서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펼쳤으나 후반까지 별다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결국 추가 실점까지 이어지며 경기를 그르쳤다.
후반 10분, 역습에 나선 라이언 시티의 공격을 억제하지 못한 전북은 또 지르코비치에 슈팅을 허용했고 실점을 헌납했다. 추가 실점으로 마음이 급했던 전북이었으나 공격에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고 후반 42분에는 박재용이 얻어낸 페널티킥까지 구스타보가 실축하며 결국 쓰라린 패배의 맛을 봐야만 했다. 전북은 이 경기로 부상자(정우재, 구스타보)까지 발생했으며 방콕의 조 1위 자리까지 노렸지만 2승 2패를 기록하며 조 2위 자리를 유지했고 조별 리그 탈락 위기라는 충격적인 상황에 놓이게 됐다.
앞선 경기에서 K리그 3팀이 모두 무너졌던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홈에서 유일하게 경기를 펼쳤던 포항 스틸러스만이 승전보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지난 주말, FA 컵에서 10년 만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던 포항은 챔피언스리그 일정에서도 클래스를 입증, 디펜딩 챔피언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드(일본)에 2연승을 적립하며 활짝 웃었다.
김기동 감독이 지휘하고 있는 포항은 지난 8일 오후 7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J조 4차전에서 우라와 레즈에 전반 36분, 호세 칸테에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끌려갔으나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잘 이끌고 간 포항은 후반 21분 제카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후반 26분에는 아키모토 다카히로가 고영준을 향해 위험한 태클을 시도했고 VAR을 거쳐 퇴장당하며 수적 우위까지 점한 포항은 수적 우위를 통해 역전 골을 넣기 위해 분투했다.
결국 마지막까지 두드리던 포항은 경기 종료 직전 역전극을 완성했다. 후반 49분, 우라와 우측 하프 스페이스를 파고든 김승대의 크로스가 니시카와 골키퍼 손을 거쳐 김인성의 왼발에 떨어졌다. 김인성은 왼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2대 1 스코어를 완성했다. 역전을 일궈낸 포항은 우라와의 막판 공세까지 완벽하게 막아내며 짜릿한 승리를 기록했다.
조별 리그 일정에서 조 1위 자리를 놓고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 예상했던 우라와 레즈를 3라운드와 4라운드에서 연이어 격파에 성공한 포항은 4전 전승을 기록하며 승점 12점을 기록, 1승 1무 2패로 승점 4점에 그친 우한 싼전(중국)과 우라와를 제치고 조 1위 자리를 확정하며 조기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게 됐다.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이틀간 펼쳐졌던 동아시아 지역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4라운드에서 대한민국 K리그는 4전 1승 3패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반면 2라운드에서 2승 2패로 주춤했던 일본 J리그 4팀은 3승 1패를 기록하며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고 2라운드에서 3전 전승을 기록했던 중국 슈퍼리그 3팀은 1승 2패를 기록하며 다시 주춤했다.
지난 8일까지 4라운드 일정을 모두 소화한 이번 챔피언스리그 일정은 이번 달 28일과 29일, 5라운드 일정을 시작으로 마지막 라운드가 예정된 12월 5일과 6일까지 조별 리그 일정을 모두 끝마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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