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로 붙는 삼성·LG…애플發 IT용 OLED 시장 열린다
중소형 OLED 시장 성장 분기점
LCD서 OLED로 시장 판도 전환
애플이 내년 출시할 예정인 아이패드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택하기로 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패널 양산 준비에 한창이다. 두 회사는 'IT시장 큰손' 애플의 초기 물량을 선점해 OLED 중심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애플의 아이패드 패널 구매 계획 및 전망' 보고서에서 애플이 내년 중 11형과 12.9형 아이패드 프로 제품에 OLED 패널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간 애플은 아이패드에 액정표시장치(LCD)를 적용해왔다. 하지만 프리미엄화를 위해 내년 출시될 아이패드 프로 모델에 처음으로 OLED를 채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저전력에 색 재현이 우수하고 가벼운 OLED의 특성 역시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옴디아는 "애플은 2026년 이후 아이패드 미니와 아이패드 에어 라인업에도 OLED 패널 채택 여부를 지속 논의하고 있다"며 "아이패드 프로에 대한 시장의 반응과 판매 결과를 검토해 아이패드 미니와 아이패드 에어 출시 일정을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80%에 달하는 점유율로 OLED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계에는 기회가 왔다. 모바일 이후 새로운 OLED 성장동력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이 필요로 하는 1000만대 패널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11·12.9형에 총 600만대, 삼성디스플레이가 11형에 400만대를 공급할 것으로 예측된다. 양사는 내년 1분기부터 아이패드용 OLED 양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내년 하반기 제품 출시에 맞춘 일정이다.
아이패드 OLED는 6세대(1500×1850㎜, 기판 크기별 세대를 구분) 라인에서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에 위치한 6세대 A3라인에서 아이패드용 OLED를 생산할 계획이며, LG디스플레이는 파주 6세대 공장에서 하이브리드 OLED 양산을 준비 중이다.
애플은 아이패드뿐 아니라 맥북에도 OLED를 적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 목표는 2026년 출시다. 14인치와 16인치 맥북에 OLED를 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기술 격차를 유지해 수익성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맥북용 OLED를 신규 투자하는 8세대 라인에서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6월에 생산을 종료한 충남 아산의 L8-2라인에 8.5세대 OLED 라인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상반기 중 월 6만장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6세대 중소형 OLED 라인 증설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애플의 OLED 패널 채택은 중소형 OLED 시장 확대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연간 7000만대 정도의 태블릿을 판매하고 있다. 맥북도 지난해 3분기에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정도로 수요가 탄탄하다. 애플의 태블릿·노트북 적용은 또 다른 경쟁사들의 채택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대비 출하량은 적지만 아이패드 면적이 아이폰 대비 4~5배 수준이라는 점에서 IT용 OLED 시장은 빠르게 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최근 발간한 'IT용 OLED 기술과 산업 동향 분석' 보고서에서 전 세계 IT용 OLED 출하량이 '애플 효과'에 힘입어 올해 790만대에서 2027년 3130만대로, 연평균 4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LCD 대비 높은 단가와 번인(화면을 오래 켜둘 경우 잔상이 남는 현상) 등 OLED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은 여전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해결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케빈 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투 스택 탠덤 구조와 같은 새 기술 도입과 제조원가 하락으로 가까운 시일 내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투 스택 탠덤이란 OLED 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는 방식을 말한다. 기존 패널 밝기와 수명을 각각 2배, 4배 높일 수 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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