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 역전 투런포... LG, 21년 만의 한국시리즈 승리
[윤현 기자]
▲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2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 경기에서 박동원이 역전 홈런을 치고 동료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
ⓒ LG 트윈스 |
29년 만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LG 트윈스가 박동원의 홈런포를 앞세워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LG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승제) 2차전에서 kt wiz를 5-4로 이겼다.
정규시즌 1위로 올라온 LG는 전날 1차전에서 2-3으로 패했으나, 2차전을 잡으며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LG가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한 것은 2002년 11월 8일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5차전 이후 무려 21년 만이다.
박동원, 잠실구장 뒤흔든 역전 투런포
앞서 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에 '리버스 스윕'을 거뒀고,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승리한 kt의 기세는 이날도 계속됐다.
1회초 LG 선발 최원태의 제구가 흔들리는 틈을 타 1사 만루 기회를 만든 kt는 장성우가 좌월 2루타를 터뜨리며 2-0으로 앞서나갔다. 최원태를 마운드에서 몰아낸 kt는 구원 투수 이정용을 상대로도 배정대가 2타점 적시타로 단숨에 4-0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kt는 2회초 좌중간 2루타를 터뜨린 조용호가 무리하게 3루까지 넘보다가 아웃됐다. 또한 4회 1사 만루, 5회 2사 1, 2루 등 숱한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면서 LG에 틈을 보였다.
구원 투수들의 호투로 마운드가 안정을 찾은 LG는 3회말 2사 1, 3루에서 오스틴 딘이 좌전 적시타를 날려 1점을 만회하며 추격의 시작을 알렸다.
6회말에는 '캡틴' 오지환이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를 상대로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려 2-4로 따라붙었다. 쿠에바스가 던진 초구 142㎞짜리 컷패스트볼이 한가운데로 몰린 것을 놓치지 않았다.
분위기가 살아난 LG는 7회말에도 박해민이 볼넷을 골라 나간 뒤 김현수가 총알 같은 우익선상 2루타를 터뜨리며 3-4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LG는 8회말에 기어코 전세를 뒤집었다. 1사 2루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동원이 박영현의 체인지업을 과감하게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5-4로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승리를 확신한 LG는 9회초 마무리 고우석이 등판해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막아내면서 우여곡절 끝에 첫 승리를 거뒀다.
▲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2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 경기에서 유영찬이 투구하고 있다 |
ⓒ LG 트윈스 |
이날 양 팀의 희비는 불펜 운영에서 갈렸다. LG는 5이닝 이상 버텨줄 것으로 기대했던 선발 최원태가 1회부터 흔들리면서 위기를 맞았다.
2차전마저 패할 경우 시리즈의 주도권을 kt에 넘겨줄 것으로 판단한 LG는 최원태를 0.1이닝 만에 조기 강판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최원태는 불과 20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2볼넷 4실점으로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그러나 LG는 KBO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불펜이 있었다. 이정용을 시작으로 정우영, 김진성, 백승현, 유영찬, 함덕주, 고우석까지 7명의 구원 투수가 등판해 8.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특히 5회초 2사 1, 2루에서 등판한 유영찬은 위기를 잘 넘겼다. 또한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이날 LG 투수 중에서 가장 많은 7개의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포스트시즌 등판이 처음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호투였다.
LG로서는 2차전부터 불펜진을 크게 소모한 것이 아쉬웠으나, 최원태가 일찍 내려간 탓에 4차전에서 다시 선발 카드로 활용해 볼 수 있게 됐다.
반면에 kt는 쿠에바스가 6이닝 8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무엇보다 가장 믿었던 '필승조' 손동현과 박영현이 나란히 실점한 것이 패인이었다. 플레이오프부터 많은 공을 던진 탓인지 구위가 떨어졌고, 실전 감각을 되찾은 LG 타자들은 이를 파고들었다.
양 팀은 하루 쉬고 10일 오후 6시 30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3차전을 벌인다. LG는 임찬규, kt는 웨스 벤자민을 각각 선발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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