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숏커버 '빤짝'…상환 무제한에 장기전 가능성 [이슈N전략]
여전히 高비율 에코프로비엠…골드만, 대량 보유
[한국경제TV 박승완 기자]
<앵커>
지난 월요일이었습니다. 정부의 전격적인 공매도 거래 중단이 있었죠. 당일 LG에너지솔루션이나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대장주들이 급등했습니다.
공매도 세력들의 '숏커버'. 그러니까 주가가 오르기 전에 빌렸던 주식을 사서 갚으려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었죠. 박 기자, 실제론 어땠습니까?
<기자>
역사상 네 번째 공매도 금지에 상당수 숏커버가 나오긴 했습니다만 이렇다 할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어제(8일) 시간외 거래까지 마친 뒤 집계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인데요.
공매도 거래가 막히기 직전인 지난 3일과 금지가 시작된 6일 공매도 잔고수량을 비교하면, LG에너지솔루션이 39만 주, 에코프로비엠은 14만 주 줄었습니다. 전체 상장 주식수에서 줄어든 비중은 각각 0.16%, 0.14% 정도입니다. 과거와 비교하면 LG엔솔은 지난해 7월 말 이후 가장 크게, 에코프로비엠은 지난주 목요일과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당일 상한가를 기록한 포스코퓨처엠(12만 주)이나 에코프로(8만 주) 역시 공매도 잔고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됩니다. 반면 20% 안팎의 상승률을 보였던 POSCO홀딩스나 엘앤에프는 공매도 잔고가 오히려 늘었습니다.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6일이 아니라 그 이전인 3일 주문이 체결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더욱이 지난 6일 두 종목을 순매수 한 건 각각 개인과 기관투자자여서, 당일 2차전지주 전반의 급등을 공매도 숏커버와 연결 짓는 건 무리인 거죠.
<앵커>
POSCO나 엘앤에프는 공매도 물량이 적지 않은 편이었죠. 똑같이 급등했어도 내용이 다르니 지켜볼 필요가 있겠군요.
잔고 비율이 높았던 종목은 어땠습니까? 호텔신라나 HLB가 대표적이죠?
<기자>
코스피 공매도 잔고 비중 1위인 호텔신라는 2만 8천여 주가 정리됐습니다. 코스닥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HLB는 75만 주, 0.58%p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잔고 비중이 높았던 50개 종목을 많이 줄어든 순으로 세워보면 코스피에서는 SKC, PI첨단소재, DB하이텍과 아모레퍼시픽 등으로 이어집니다. 그 뒤는 금양과 롯데관광개발, 대한전선, 그리고 124만 주 넘게 줄며 수량 기준 최고치를 기록한 팬오션 순입니다. 이들 종목 남김없이 상승 마감했고, 금양은 상한가까지 치솟았죠.
이날 하루에만 공매도 잔고 수량은 코스피가 1,100만 주 넘게 줄었고, 코스닥에서는 1,000만 주의 공매도 잔고가 감소했습니다. 코스피는 지난 5월 이후 최대치이고요. 코스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다만 잔고 금액 기준으로는 늘었다고 나오는데, 당일 주가가 급등한 만큼 일부분 착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잔고 금액은 수량에 그날 종가를 곱해서 집계하죠. 때문에 남은 수량과 비율을 중심으로 분석했습니다.
<앵커>
두 시장을 합치면 2,100만 주 정도 되겠군요. 그런데 공매도 금지 조치는 지난 2020년 이후 처음인 걸로 기억합니다. 코스피에서는 올해 5월에도 이만큼의 숏커버가 있었다는 건가요?
<기자>
숏커버로 확정할 수는 없지만 당시 이번보다 많은 수준의 공매도 청산이 이뤄진 건 사실입니다. 지난 5월 16일 하루에만 코스피200 기준 공매도 잔고가 1,600만 주 가까이 줄어든 거죠.
이번 숏커버가 유별났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인데요. 실제로 코스피 기준 잔고수량이나 비율은 9월 말과 비교하면 지금이 높습니다. 코스닥 역시 역대급 기록을 세웠지만 지난 5월보다 높은 수준이고요.
전문가들 역시 숏커버가 진행됐지만 공매도가 많은 종목들이 하루아침에 청산되진 않을 거라 봅니다. 이제 시작 단계라는 거죠. 매일 급등할 수 없고, 올라가다가 쉬어가고, 또 상승하더라도 매물대에 막힐 수도 있다는 건데 심지어는 내년 6월까지 이런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앵커>
숏커버 영향이 2주는 갈 거라는 분석도 있었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공매도 상환 기간이 사실상 무제한인 걸 감안하면 또 모를 일이겠습니다. 앞으로의 전략 어떻게 가져가면 좋을까요?
<기자>
현재 공매도 잔고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가 고점에서 주문을 냈다면 여전히 이익을 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얼마든지 시간을 끌 수 있는 게 사실이죠.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상환을 무기한 연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월요일의 물량도 본격적인 숏커버라기보단 기습적인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한 반대 급부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6일 기준 공매도 비중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코스피는 호텔신라, 롯데관광개발, SKC로 확인됩니다. 코스피는 12위까지 순위가 그대롭니다. 코스닥은 엘앤에프와 HLB가 1·2등을 맞바꿨고, 휴 마우스와 에코프로 역시 3·4위 자리를 주고받았습니다.
추가로 눈여겨볼 점은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 비엠이 5%대의 비교적 높은 공매도 비율을 유지 중이죠. 6일 기준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제이피모간 등이 대량 잔고 보유자로 확인됩니다. 어제(8일) 골드만은 에코프로비엠의 목표 주가를 절반 이상 내린 바 있죠. 앞으로 8개월간 공매도 거래가 금지된 우리 시장 참여자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지켜보셔야겠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승완 기자 pswan@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