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역전골→MOM 불발' 김인성 "많이 받아서 또 부를까봐 걱정했어" [현장인터뷰]

권동환 기자 2023. 11. 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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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포항스틸야드, 권동환 기자) 극장 결승골을 터트린 포항 스틸러스 '스피드레이서' 김인성이 수훈 선수로 한찬희가 뽑히자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포항은 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와의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조별리그 J조 4차전에서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21분 제카의 페널티킥 동점골과 후반 추가시간 김인성의 극적인 역전골에 힘입어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023 FA컵 챔피언 포항은 올시즌 ACL 조별리그에서 우한 싼전(중국), 하노이(베트남), 그리고 디펜딩 챔피언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일본)와 함께 J조에 편성됐다. 경기에 앞서 포항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면서 J조 선두에 올랐다.

조별리그 4연승을 노리는 포항은 전반 36분 기니 공격수 호세 칸테한테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우라와한테 경기 주도권을 내줬다. 전반전을 0-1로 마친 포항은 후반 21분 우라와 수비수 마리우스 회이브로텐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으면서 동점 기회를 잡았다.

키커로 나선 제카는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는 슈팅으로 깔끔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스코어 1-1을 만들었다. 이후 후반 27분 우라와 윙어 아키모토 타카히로가 고영준을 막는 과정에서 위험한 태클을 가해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다만 고영준이 심한 통증을 호소해 들것에 실려 나가면서 포항은 긴급하게 김인성을 투입했다. 11 대 10 싸움에도 팽팽한 흐름이 계속 이어진 가운데 교체로 들어온 김인성이 포항의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추가시간 주장 김승대가 공이 라인 밖으로 나가기 전에 몸을 날리면서 올린 크로스가 골키퍼 손에 맞았지만, 세컨볼이 김인성 앞으로 떨어지면서 역전골로 이어졌다.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둔 포항은 승점을 12(4승)로 늘리면서 J조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다. 이후 하노이가 우한을 2-1로 격파하면서 포항은 잔여 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J조 1위를 확정. 2경기를 남겨두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후 결승골 주인공 김인성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질의응답에 응했다. 이때 김인성은 ACL 조별리그에서 2위를 해도 16강 진출에 실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말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별들의 전쟁'이라고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8개 그룹으로 이뤄진 조별리그에서 각 조 1~2위를 차지한 16팀이 토너먼트에 올라가지만 ACL는 조금 다르다. 

동아시아와 서아시아 두 개의 권역으로 나눠 진행하는 만큼 동아시아 권역에 속한 팀들 중 16강에 올라갈 수 있는 건 8팀이다. 이때 그룹이 총 5개라 각 조에서 1위에 오른 5팀은 16강 진출을 확정 짓고, 2위를 차지한 5팀 중 성적이 가장 좋은 3팀이 16강 티켓을 거머쥔다. 따라서 유럽과 달리 조 2위가 되더라도 16강 진출을 확답할 수 없다.

김인성은 이러한 ACL 규정을 우라와전을 앞두고 알게 됐다. 그는 "2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걸 몰랐다. 오전에 이야기하면서 알게 됐다"라며 "난 ACL이 웬만하면 2위도 다 올라가는 줄 알았는데, 승점에 따라 떨어질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라고 멋쩍게 말했다.

이어 "무승부를 해도 마음 편하게 생각했었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라와전이)중요한 경기라는 걸 인지하고 들어갔다"라며 "오늘 경기 이기면 16강에 올라가는 건 문제없을 거라 생각해 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겨서 다행이다"라며 경기 소감을 드러냈다.

이날 고영준이 부상을 당해 급하게 경기에 투입된 김인성은 김기동 감독이 내린 지시에 대해 "일단 수비 전환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공격할 때는 내 스타일이 있으니 수비할 때를 강조하셨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들어가서 찬스가 왔을 때 집어넣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공이)올 줄 몰랐다"라며 "운 좋게 대시했는데 공이 앞으로 떨어졌다. 항상 집중한 게 도움이 된 거 같다"라며 득점 소감을 전했다.

결승골 상황에 대해 김인성은 "일단 (한)찬희가 날 보고 찔러줬고, 상대가 빠지는 걸 보고 공간에 넣었다"라며 "이후 그냥 서 있을 때도 있는데, 크로스가 올 거 같아 골대 앞으로 침투했다. 골키퍼를 맞고 나온 게 내 앞으로 떨어져서 그냥 (발을)갖다 댔다"라고 상세히 설명했다.

결승골을 넣었음에도 이날 AFC가 MOM(Man of the Match)을 한찬희로 선택한 점에 대해선 "이미 MOM을 많이 타서 이번에 또 부르면 어떻게 하나 생각했다. 오늘 찬희가 잘했기에 받는 게 맞다"라며 한찬희의 MOM 선정을 축하했다.

현재 팀 분위기에 대해 김인성은 "이미 FA컵 때 텐션을 다 끌어올려서 그런지 이제는 이기는 게 당연한 분위기인 거 같다"라며 "누가 뛰든 진다는 생각이 안 든다. 올시즌 2개 대회를 잘 마무리한 거 같다. 리그에선 우승을 못했지만 내 생각엔 2등으로로 끝난다 하더라도 성공적인 시즌이라 생각한다.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이미 K리그1 챔피언이 울산현대로 결정된 가운데 포항은 시즌 종료까지 3경기를 남겨두고 승점 60(15승15무5패)으로 리그 2위에 위치했다. 3위에서 광주FC(승점 57·16승9무10패)가 맹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포항은 오는 12일 오후 4시30분 울산문수구장에서 리그 2연패에 성공한 울산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 36라운드이자 동해안 더비를 치를 예정이다.

우승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2위 자리 사수를 위해서라도 김인성은 "(올시즌)울산한테 2무1패로 아직 못 이겼는데, 꼭 이기고 싶다"라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또 "개인적으로 광주도 이기고 싶다. 개인적으로 울산보다 광주를 잡고 싶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광주 상대로 의욕을 불태우는 이유에 대해선 "악연은 없지만 광주 축구가 이 순위가 아니더라도 힘들다고 느꼈던 팀들 중 하나였다"라며 "많이 뛰고, 빠르고, 조직적으로 갖춰져 K리그2 때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느낌을 받았는데, 지금 광주가 3위이고 우리가 2위이기에 반드시 이겨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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